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RIM사의 블랙베리 마니아로 알려져 왔다. 취임 전 블랙베리를 사용하겠다고 고집을 펴 비밀경호국(SS)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다른 국가 정상들이 오바마 대통령을 따라 블랙베리를 사용하면서 블랙베리는 ‘정치 지도자용 스마트폰’으로 득세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차기 미 대권 주자로 꼽히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블랙베리 애호가로 꼽혔다. 이들은 도청 위험을 막기 위해 암호화 칩이 내장된 단말기를 사용한다. 그러나 블랙베리가 시장 경쟁에서 밀려 퇴출 위기까지 몰리자 각국 정부는 이를 대체할 다른 스마트폰 도입을 고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블랙베리와 노키아 ‘6260’ 슬라이드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다. ‘6260’은 미 국가안보국(NSA) 감청의 표적이 됐던 기종이다. 메르켈 총리는 ‘6260’을 당내 사안과 관련된 통화에만 사용하고, 국정 현안에 대해서는 시큐스마트사의 암호화 칩을 내장해 보안성을 강화한 블랙베리 ‘Z10’ 단말기를 사용한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아이폰5를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자친구인 여배우 쥘리 가예와의 연락도 아이폰5를 사용한다. 그러나 지난해 NSA 감청 파문 이후 프랑스 정부는 정부 관료가 공적 업무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도 아이폰 사랑이 각별하다. 그는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에 대해 “우리 시대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평하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어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난해 회의 테이블 위에 대만 HTC사의 스마트폰을 올려둔 모습이 공개된 바 있다. 보안 관념이 투철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평소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