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우성 출입경 기록 확인서, 국정원 본부에서 중국 발송…그럼에도 국보법 날조 혐의 제외

유우성 출입경 기록 확인서, 국정원 본부에서 중국 발송…그럼에도 국보법 날조 혐의 제외

기사승인 2014-03-31 20:35:00
[쿠키 사회] 간첩 혐의 피고인 유우성(34)씨의 출·입국 기록 관련 중국 공문서가 국가정보원 본부에서 발송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관공서가 발급조차 하지 않은 공문서를 국정원이 조작한 뒤 정식 입수한 것처럼 전달 과정도 속였다는 뜻이다.

검찰 증거위조 수사팀에 따르면 유씨 공소 담당 검사는 지난해 10월 24일 대검찰청과 외교부를 통해 중국 허룽시 공안국에 정식 공문을 보냈다. 앞서 국정원이 가져온 유씨 출·입경 기록이 공식 발급된 문서가 맞는지 문의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공문은 허룽시 공안국 책임자에게 전달되지 않았다. 국정원 대공수사팀 김모(48) 과장(일명 ‘김 사장’)과 권모(51) 과장 등이 출·입경 기록을 비정상적으로 입수한 사실을 감추기 위해 주선양 총영사관 이인철(48) 영사를 시켜 허룽시 내 ‘성명불상자’가 대신 받도록 했기 때문이다.

국정원은 대신 중국 내 협조자를 통해 출·입경 기록 발급 확인서를 위조했다. 이어 11월 27일 서울 내곡동 국정원 사무실에서 중국 팩스 사이트를 통해 이 영사에게 허위 문서를 발송했다. 특히 허룽시 공안국이 보낸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팩스 번호를 조작, 2차례나 보냈다. 이 문서는 12월 6일 유씨 재판부에 공식 증거로 제출됐다.

싼허변방검사참(출입국관리소) 명의 공문서의 경우 국정원 협조자 김모(61)씨가 김 과장에게 “가짜로 만드는 수밖에 없다”고 먼저 말했으나, 김 과장이 “중국에서 문제 될 리 없다”며 위조를 강행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국정원 대공수사국이 증거로 제출된 공문서 3건의 위조를 모두 기획했다는 의미다.

수사팀은 31일 국정원 김 과장과 협조자 김씨를 함께 구속기소 했다. 모해증거위조, 위조사문서행사 등 각각 6개, 4개의 혐의가 적용됐다. 그러나 끝내 국가보안법상 날조 혐의는 제외됐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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