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부문 5년째 적자… 4대강 등 국책사업에 돈 쏟아부어

공공부문 5년째 적자… 4대강 등 국책사업에 돈 쏟아부어

기사승인 2014-04-04 01:29:01
[쿠키 경제] 4대강 사업 등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공공기관의 지출 규모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부문의 씀씀이가 크게 늘면서 나라살림은 5년째 적자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공공부문 계정’ 작성 결과에 따르면 2012년 현재 공공부문의 총지출 규모는 671조9000억원으로 2007년(460조1000억원) 이후 5년 새 211조8000억원 급증했다. 같은 기간 총수입이 188조6000억원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벌어들인 돈보다 쓴 돈이 훨씬 더 늘어난 셈이다. 공공부문 지출은 경제 규모보다 빠르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에서 공공부문 총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44.1%에서 48.8%로 4.7% 포인트 상승했다.

공공계정은 한은이 이번에 처음 개발한 국민계정의 보조적인 통계로 정부와 금융공기업을 포함한 모든 공기업의 경제활동을 포괄하며 이번엔 2007~2012년 자료만 발표됐다.

공공부문 수익성을 악화시킨 주역은 국책사업비 부담을 떠맡았던 비금융공기업이었다. 한국수자원공사 등 비금융공기업 169곳의 총지출액은 189조1000억원으로 5년 전(125조8000억원)보다 63조3000억원 증가했다. 특히 이명박정부가 4대강 사업을 본격 진행했던 2008~2010년 지출규모는 155조원→171조2000억원→183조6000억원으로 급증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일반정부와 금융공기업을 포함한 전체 공공부문의 살림은 2008년 이후 5년째 적자를
이어갔다. 4대강 사업비 등을 떠안은 공기업의 지출이 크게 늘어 2009년 공공부문 적자는 58조원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2009년 사상 최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유류세를 환급하고, 희망근로 프로젝트 등 공공일자리를 만드는데 대규모 재정을 투입한 것도 적자 규모가 늘어난 이유 중 하나다.

한은 관계자는 “비금융공기업의 지출은 혁신도시 건설, 보금자리주택 사업, 4대강 사업 등 대규모 투자지출 등에 주로 기인한다”며 “투자 및 토지매입 등은 2009년과 2010년 크게 증가한 후 점차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GDP 대비 정부의 총지출 비중은 2012년 32.7%로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아직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은 이 비중이 평균 42.4%로, 주요국별로는 미국 39.7%, 영국 48.0%, 독일 44.7%, 일본 43.0% 등이다. 하지만 나라별로 공공부문에 대한 기준이 다른 데다 공기업 의존도가 높은 현실을 감안할 때 이러한 국제비교는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처럼 공공부문 적자가 급증하자 정부는 내년도 예산편성 과정에서 부처별 지출한도를 엄격하게 통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 정부의 헤픈 씀씀이가 제대로 된 경제성장 효과도 보지 못한 채 현정부의 부담으로 돌아와 다시 경제 활성화를 막는 걸림돌이 된 것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한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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