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1, 2위 업체 또…롯데·신세계, 파주 인천 이어 의왕서 ‘자존심 싸움’

유통 1, 2위 업체 또…롯데·신세계, 파주 인천 이어 의왕서 ‘자존심 싸움’

기사승인 2014-04-07 22:00:01
[쿠키 경제] 유통업계 맞수 롯데와 신세계가 부지 매입 문제로 또다시 자존심 싸움을 벌이고 있다. 이번엔 경기도 의왕이다. 국내 유통업계 1, 2위인 두 그룹은 2009년 경기도 파주 아울렛 부지 확보로 갈등을 빚은데 이어 2012년부터는 인천 터미널 부지를 놓고 법적 다툼 중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3일 의왕백운프로젝트 금융투자주식회사(PFV)와 ‘백운지식문화밸리’의 복합쇼핑몰 부지에 대한 매입약정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의왕시 최대 사업인 백운지식문화밸리는 의왕시 학의동 일대 그린벨트 해제지역에 위치한다. 약 95만5000㎡ 부지에 주택 3600여 세대와 복합쇼핑몰, 시민공원, 대형병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롯데쇼핑은 10만4000㎡ 부지에 4000억원을 투자해 2017년까지 아울렛, 쇼핑몰, 영화관, 전문관, 키즈테마파크, 식당가 등이 어우러진 초대형 복합쇼핑몰을 조성키로 했다.

롯데쇼핑이 의왕 복합쇼핑몰 사업에 나서면서 신세계와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복합쇼핑몰은 신세계가 2년 전부터 추진해온 사업이다. 신세계는 2012년 교외형 쇼핑몰을 건설하겠다며 정용진 부회장이 직접 나서 의왕시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올해 초 신세계그룹이 미래 성장동력 사업으로 꼽은 대표적 복합쇼핑몰이다. 정 부회장은 의왕·하남 등 거점도시에 쇼핑몰을 건설하는 계획을 야심 차게 추진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말 MOU 시한이 만료된 후 바뀐 사업자와 계약 조건을 논의해 왔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의왕시도 롯데쇼핑이 매입 약정을 체결한 전날까지 공문을 보내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롯데 측에 사업 부지를 놓친 신세계는 현재의 의왕 복합쇼핑몰은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토지 가격이 오른 데다 매입 방식에서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신세계 측은 “복합쇼핑몰의 성공 핵심은 토지 가격인데 MOU 체결 당시보다 20%나 올랐고 감정 평가를 할 경우엔 더 오를 수 있다”면서 “토지 매입 방식도 당초 외자유치를 통해 수의계약하는 방식이었음에도 (의왕시가) 위법 소지가 있는 SPC(자산유동화회사)에 지분투자를 통한 방식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일단 신세계는 롯데 측을 상대로 법적 조치는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롯데쇼핑은 의왕 상권에 약 400만명의 인구가 거주해 배후 수요가 풍부한데다, 과천-의왕 고속도로와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등이 인접해 있어 교통도 편리하다고 반박했다. 또 연간 1000만명 이상이 쇼핑몰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같은 롯데와 신세계의 부지 싸움은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세계는 롯데가 매입 협상을 벌이던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부지를 한발 먼저 계약했다. 2012년에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입점해 있던 인천종합터미널 부지를 롯데쇼핑이 통째로 매입하면서 현재까지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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