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 점심시간 이용해 워킹화 신고 걷기 즐겨
[쿠키 생활] 최근 점심시간이면 남산 산책로나 청계천, 여의도 공원 등 오피스가에 넥타이 부대나 스커트 정장차림에 워킹화를 신은 직장인들이 부쩍 눈에 많이 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점심을 이용해 잠시라도 걷기 운동을 즐기는 직장인들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 직장인 길명숙 씨(27, 여)는 “실내에 갇혀 있다가 햇살을 쬐며 걸으면 해방감도 들고,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도 해소된다”며 “날씨 좋은 날은 규칙적으로 걷고 있기 때문에 운동화를 아예 회사에 가져다 놓았다”고 말했다.
최근 점심시간을 활용해 걷기 운동을 즐기는 이른바 ‘워런치 족’이 급격히 늘고 있다. 워런치 족”란 워킹(walking)과 점심(lunch)의 합성어로, 점심시간에 짬을 내 걷기 운동을 즐기는 직장인을 뜻한다.
평소 운동량이 부족한 점을 인지하고 있지만 특별히 시간을 내 운동하기 어려운 여건 속의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활용해 걷기 운동에 나서며 지난 몇 년간 워킹화 열풍으로 생겨난 운출족(운동화를 신고 출근하는 사람들), 레킹족(레깅스에 워킹화를 즐겨신는 사람들)에 이어 또 하나의 ‘워런치족’이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것이다.
근래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자 수원 사업장 등 일부 사업장은 사원들을 대상으로 출퇴근 시간이나 점심시간 등을 이용해 걷기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했다.
‘워런치 족’ 등장과 함께 가장 신이 난 곳은 워킹화 관련 업계다. ‘워런치족’에서 보여지듯 일상에서의 걷기 열풍이 거세질수록 워킹화 판매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올해 워킹화 ‘에스웨이브(S-Wave)2’를 출시한 스포츠 브랜드 휠라(FILA)는 3월 한달 간 워킹화 매출이 전달(2월) 대비 약 300% 가량 신장했으며, 4월 1일부터 7일까지 일주일 간 주간 매출도 전달 동기간(3월 1일부터 1주일간) 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온라인 쇼핑사이트도 마찬가지다. 지난 2월 20일부터 3월 19일 기준으로 전달 워킹화 판매량에 비해 해당 기간 판매가 크게 늘었다. G마켓은 약 150%, 옥션은 워킹화를 포함한 운동화 판매량이 155% 신장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워킹화의 호황에 휠라 관계자는 “포근한 날씨와 더불어 비즈니스 패션의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워런치족과 같이 일상에서의 걷기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정장과 하이힐을 착용하는 전통적 오피스룩에서 편안함과 활동성을 강조한 비즈니스 캐주얼 트렌드가 워킹화를 일상의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매김 시켰기 때문이다.
업계 측은 매년 20~30%로 성장하는 워킹화 시장이 올해는 약 1조 5천억원대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며 워킹화 전성기를 기대하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 난 기자 nan@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