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화학연구소 오보카타 하루코(31·여) 연구주임은 9일 오사카의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STAP(자극 야기 다기능 획득) 세포 제작에 200회 이상 성공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고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이 전했다.
오보카타 주임은 “많은 연구자가 보면 생각할 수 없는 수준의 오류가 적지 않게 발생했다고는 생각한다”면서도 “이 과실은 논문의 결론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내가 결코 악의를 갖고 논문을 완성한 건 아니라는 걸 이해해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STAP 세포는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를 홍차 정도로 약한 산성을 띤 용액에 잠깐 담갔다가 배양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일종의 줄기세포다. 제작 방법이 아주 간단하면서 신체의 어떤 조직으로도 변할 수 있다고 해 차기 노벨상 수상감으로 거론됐다.
지난 1월 영국 과학 전문지 네이처에 처음 소개되자마자 주목을 받은 이 연구는 논문에 실린 사진 자료 등이 조작 의혹에 휩싸이면서 일본과 전 세계 과학계에 충격을 안겼다. 이화학연구소는 자체 조사를 벌여 날조를 인정하고 논문 철회 의사를 밝혔다.
오보카타 주임이 공개 반박에 나선 건 조작 의혹이 터지고 처음이다. 잘못된 사진 사용이 실수였다고 주장하는 그는 “(연구소의) 논문 철회라는 결론은 완전히 실수”라며 “사실관계가 잘 이해되지 않은 상태에서 부정이라고 판정됐다”고 주장했다. 오보카타 주임은 전날 이화학연구소에 불복 신청서를 제출하고 재조사를 요구했다.
심신 불안정을 이유로 지난 7일 입원한 그는 회견 후 병원으로 돌아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