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변호사회 이명숙 회장은 칠곡 계모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직후 대구지법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피고인들의 범행에 비춰 형량이 터무니없이 낮다”면서 “검찰이 제대로 추가 조사해 항소심에서는 살인죄로 죄명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어 “1심 재판부가 대법원 양형위원회 양형기준을 고려해 판결을 내린 것 같은데 양형기준 자체가 너무 낮다”며 “일본 등 외국의 경우 칠곡 계모 사건 같은 사례는 예외 없이 살인 혐의를 적용하고 무기·종신형에 처한다”고 말했다. 그는 울산 계모 사건에 대해 “두 사건 내용이 똑같지만 울산검찰은 살인혐의를 적용해 사형을 구형하고, 대구검찰은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20년(계모 임씨)을 구형했다”며 “검찰·재판부가 아동학대에 어떤 인식을 갖느냐에 따라 구형·판결 형량이 달라지는 만큼 우리 법조계에 아동학대 근절의지가 하루빨리 확산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바로법률 김민호 변호사도 “칠곡 계모 사건은 당초 검찰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혐의로 기소했어야 하는 것을 상해치사로 잘못 기소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울산 계모 사건에 대해서는 “죄질이 상당히 좋지 않은데도 법원은 살인의 의도가 없었다고 판단했다”면서 “상해의 고의만 있다고 판결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의 불만도 잇따랐다. 서울 양천구에 사는 주부 류모(42)씨는 “초등학생 2명을 키우는 엄마로써 또래 아이들이 무자비한 폭행에 의해 희생됐다고 생각하니 끔직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법부가 엄중한 처벌을 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항소를 통해 형량을 줄이려 할 수 있다” “칠곡 계모의 경우 10년 뒤 출소하면 큰딸은 22세의 작지 않은 나이에 다시 만날 수 있다” “범죄의 잔혹성을 감안하면 형량이 관대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서는 최고 형량을 요구하는 인터넷 청원이 시작됐다. 청원에는 사형 등 극형에 대한 요구도 있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김철오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