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빨간불' 켜진 수도권 선거… '부자 대 서민' 프레임 짜기 고심

새정치연합 '빨간불' 켜진 수도권 선거… '부자 대 서민' 프레임 짜기 고심

기사승인 2014-04-16 03:03:04
[쿠키 정치] 6·4지방선거 승패의 바로미터가 되는 수도권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에 빨간불이 켜졌다. 선거 초반이긴 하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현역 프리미엄은 사라지고, 추격하는 후발주자들은 새누리당 후보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어서다. 새정치연합은 박근혜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의 벽을 넘기 위한 선거 전략에 부심하고 있다.

◇역전된 서울, 좁히지 못하는 경기=새정치연합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이 최근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에게 역전당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KBS·미디어리서치 여론조사(서울700명, 95% 신뢰수준 표본오차는 ±3.7%, 응답률 13.7%) 결과, 박 시장(45.7%)은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47.4%)에게 오차범위 내에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보인다. 새누리당 경선에서 정 의원이 압도적으로 치고 나오면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것이 박 시장 측 분석이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15일 “5월초에 시장직에서 사퇴해 후보자 등록을 하고 본선거에 들어가면 상황이 달라질 것”이라며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야당 후보자가 이 정도 지지를 얻는 것은 선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선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이 새정치연합 후보들을 10% 포인트에서 최대 20% 포인트 이상 따돌리고 있다. 다크호스로 꼽혔던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은 아직 속도를 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그나마 인천시장 선거에서 송영길 시장이 앞서고 있지만 그마저도 오차범위 내에서 이기고 있다. 서울·인천은 인지도가 높은 현직 시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더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다.

당에서는 일단 한창 경선 중인 여당의 컨벤션 효과가 여론조사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으로, ‘개혁 공천’ 논란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경선전이 이어지면 여론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지만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흥부 VS 놀부, 시민 VS 개발 등 전략 고민= 새정치연합은 유권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선거 구호를 하나둘 내놓고 있다. 선대위 공보단장을 맡은 민병두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 “기본적으로 흥부 대 놀부 구도”라며 “협동심이 있는 흥부 박원순과 4반세기 동안 국회의원을 했지만 이렇다 할 의정활동이 기억에 남지 않는 정 의원 간의 ‘흥부 대 놀부’ 구도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정애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정 의원이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아산사회복지재단의 기부금품 불법모집 의혹에 대해 “불법 혐의를 받고 있는 재단 이사장직을 즉시 사임하고,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분명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며 정 의원에 대한 견제에 들어갔다.

박 시장 캠프도 ‘일하는 시장(정 의원) 대 일 안하는 시장(박 시장)’이라는 정 의원 측의 프레임에 맞서 ‘시민을 위하는 시장 대 개발을 앞세우는 시장’ 등의 구도를 짜는데 고심하고 있다. 또 보궐선거로 당선된 박 시장의 임기가 2년 반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정의 연속성, 시정의 완성을 시민들에게 호소한다는 계획이다.

새정치연합은 ‘부자 VS 서민’ 구도를 서울과 경기도에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 정 의원은 기업인 출신이고 경기도지사 후보로 유력한 남경필 의원도 개혁적인 이미지이긴 하지만 서민 살림살이를 알 수 없는 부유층이라는 것이 새정치연합의 시각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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