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정치]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 새누리당 파주시장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일부 지지자들이 후보를 헹가래 치는 등의 도를 넘는 장면을 연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새누리당 세종시장 후보로 선출된 유한식 현 시장은 ‘폭탄주 술자리’에 참석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당이 조사에 나섰다.
프로야구까지 ‘무응원 경기’를 결정할 정도로 온 국민이 침통한 분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나온 정치권의 추태 소식에 네티즌들의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파주신문 보도에 따르면 사고가 난 지난 16일 오후 3시쯤 파주 운정행복센터에서 파주시장 예비후보(박재홍·조병국·이용근·이재홍) 경선 합동연설회가 열렸다.
합동연설회가 열린 시각인 오후 3시는 세월호 침몰사고가 이미 전국에 알려진 뒤였다.
애초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전원 구조됐다고 잘못 알려졌다가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중대본)가 생사가 불분명한 승객이 290명 이상이라고 밝힌 시각은 이날 오후 2시 30분쯤이다.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지만 운정행복센터는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마이크를 앞에 두고 지지를 호소하는 후보들의 목소리는 컸고, 지지자들은 응원용 방망이를 두들겨가며 후보의 이름을 연호했다. 후보들은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후보들은 특히 연설을 하면서 사고 피해자들에 대한 어떠한 걱정도 표시하지 않았다.
다만 이재홍 후보만이 “말씀에 앞서 오늘 어려운 일을 당하신 안산 단원고 실종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며 빠른 구조와 건강회복을 바란다”는 말을 했을 뿐이었다.
더 볼썽사나운 모습은 연설회 이후 일어났다.
파주신문은 연설회가 끝난 뒤 일부 후보와 지지자들이 운정행복센터 밖에서까지 이름을 연호했으며, 헹가래까지 쳐 시민들로부터 “해도 너무한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새누리당 지도부는 19일 오전 유 시장이 세종시당 청년단원 20여명이 모인 저녁 자리에서 폭탄주를 마셨다는 제보가 접수돼 즉각 당 윤리위원회(위원장 경대수 의원)에 회부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세종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홍순승 전 세종교육청 교육정책국장도 함께 참석했으며, 유 시장에 대한 건배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유 시장은 현재 저녁 자리에 들른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폭탄주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관계자는 “철저하고 신속하게 조사해 사실일 경우 응분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황우여 대표와 홍문종 사무총장은 1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관계자들에게 ‘음주자제령’을 내리는 등 말·행동에 대한 극도의 조심을 당부한 바 있다. 또 ’“모든 선거 일정을 중단해달라”고도 요구했다.
이들의 행보는 다른 당과 비교해도 대조적이다.
16일 새정치연합 파주시의원 임현주 예비후보(운정3동, 교하, 탄현)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는 100여 명의 지지자와 시민들이 참석했으나 공연 등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조촐하게 애도의 시간을 가졌다.
KBO(한국야구위원회)도 이날 희생자들의 애도와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의미에서 각 구단에 치어리더 동원 등 단체 응원이 없는 경기를 펼쳐달라고 요구했다.
네티즌들은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을 뽑는 자리인데, 국민은 뒷전이네” ‘아무리 선거운동이라도 이건 아니지” “밖에 나와서까지 그러는 건 자제했어야”라는 댓글을 달며 비난하고 있다.
동영상=파주신문 촬영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