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여객선 세월호의 비극은 출항 순간부터 예고돼 있었다. 사고 당일 인천여객터미널에서 세월호가 유일하게 출항을 강행했고, 이는 3등 항해사가 맹골수도 해역에서 조타키를 잡게 된 원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는 사고가 발생한 16일 세월호를 제외하고 인천여객터미널 출항 예정 여객선들은 짙은 안개로 운항을 포기했다고 19일 전했다. 세월호는 예정보다 약 2시간 늦은 오후 9시쯤 출항했다.
무리한 출항은 ‘항해사별 운행 구간’의 변경을 가져왔고, 이로 인해 경험이 짧은 3등 항해사가 ‘위험 구간’에서 조타키를 잡게 된 것이다.
세월호는 평소 위험 구간인 맹골도와 송도 사이 구간을 오전 6시~6시10분대, 사고 지점은 오전 6시 20분대에 지나갔다. 원래 당일 업무시간표대로라면 이 시간대는 1등 항해사가 조타지휘를 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3등 항해사는 맹골수도 해역을 한참 지나서 조타지휘를 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었다.
조사 결과 3등 항해사 박모(27·여)씨가 맹골수역에서 조타키를 잡은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선사 측은 출항 지연시간을 간과하고 근무시간표를 수정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가 항로를 벗어나 평소보다 운항속도를 높인 것도 사고를 불러온 요인으로 지적된다.
검찰도 중간수사 발표에서 선장, 3등 항해사, 조타수에 대한 혐의로 운항속도를 줄이지 않고 무리한 변침을 해 선박을 침몰시킨 점을 적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