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전 10시30분쯤 박씨의 분향소가 차려진 전남 목포의 한 병원에 근조화환이 배달됐다. ‘익명의 국민’이라고 밝힌 발신인이 보낸 근조화환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만 적혀 있었다. 다음날 박씨의 시신은 인천 인하대병원에 안치됐다.
박씨가 다니던 수원과학대학 측은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에게 명예졸업장을 전달했다. 박씨는 2011년 이 학교에 입학했다. 홀어머니와 여동생과 함께 생활하던 고인은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휴학계를 내고 2012년 청해진해운에 입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지난 16일 세월호가 기울어 침몰하는 상황에도 끝까지 남아 “대피하라”는 안내 방송을 하고 구명조끼를 나눠주며 승객 대피를 돕다가 목숨을 잃었다.
사고 이후 구조된 단원고의 한 여학생에 따르면 ‘언니는 구명조끼를 입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는 “선원은 맨 마지막까지 있어야 한다. 너희들 다 구하고 나도 나중에 따라 가겠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