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민국 울산 현대 감독의 열띤 목소리가 김포공항에 울려 퍼졌다. 바로 ‘김신욱 공항 특별 과외’ 때문. 조 감독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진출의 ‘키포인트’로 김신욱을 집었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울산 현대는 20일 오전 김포 공항에 집결했다. 오는 22일 일본 가와사키 토도로키 육상경기장에서 열리는 가와사키 프론탈레와의 ACL H조 최종전을 치르기 위해 출국한 것.
시즌 초반 상승세를 타던 울산은 ACL에서 최근 2연패를 당하며 승점7(2승1무2패)을 기록, 웨스턴 시드니 원더러스(호주·1위·승점 9), 가와사키(일본·2위·승점 9)에 이어 H조 3위로 내려앉았다. 즉 가와사키전에서 비기거나 지면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 벼랑 끝에 몰린 울산은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각오다.
울산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득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울산은 4월 들어 K리그와 ACL 6경기를 치르면서 2무4패로 부진하다. 특히 6경기 동안 단 3득점에 그쳤다. 4월 경기당 0.5점을 기록하며 공격진이 부진에 빠진 것. 특히 ‘전천후 폭격기’ 김신욱은 지난달 29일 FC서울전에서 2골을 몰아친 이후 아직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3월까지 8경기를 치르면 7골·1도움으로 펄펄 날던 김신욱이 침묵하자, 팀도 주춤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이 때문에 울산은 이번 가와사키전을 계기로 분위기 반전과 ACL 16강 진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고 있다. 그리고 조 감독 머릿속에는 김신욱이 우뚝 서있다. 조 감독은 이날 김포공항에서 김신욱을 앉혀두고 슈팅 자세를 직접 취하는 모습까지 보이며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특히 문전 혼전 중 슈팅 장면에서 차는 발을 뒤로 뺄수록 슈팅을 강해지지만 타이밍은 늦어진다는 것을 강조하며 선 자세에서 곧바로 슈팅을 가져가 달라고 주문하는 모습이었다. 울산 구단 관계자는 “김신욱의 슈팅 자세가 골키퍼에게 읽히고 있다. 때문에 골키퍼 타이밍을 뺏는 슈팅을 때리도록 일러 주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조 감독의 ‘공항 특별 과외’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