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정부부처, 사후약방문식 안전 관련대책 잇따라

[세월호 침몰 참사] 정부부처, 사후약방문식 안전 관련대책 잇따라

기사승인 2014-04-27 19:01:00
[쿠키 사회]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정부 부처들의 사후약방문식 안전 관련대책이 잇따르고 있다. 대책 내용처럼 평소 준비했다면 이번 참사의 상당 부분을 예방할 수 있었던 만큼 뒷북 행정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근 가장 많은 대책을 쏟아내고 있는 곳은 해상사고 주무부처인 해수부다. 해수부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해경이 전담하는 해상사고 특성 상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로부터 현장 지휘를 사실상 위임받아 맡고 있다. 정홍원 총리가 중수본을 확대한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도 이주영 해수부 장관이 본부장이다.

해수부는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선원 외 모든 탑승자(운전·동승자 포함)에게 전산발권을 실시하고, 승선자 신분을 철처히 확인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연안여객선 승선절차를 항공 수준으로 바꾸겠다는 게 해수부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이는 사고 초기 관계당국이 승선인원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질타에 따른 뒷북 대책인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21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여객선 승선자 시스템을 조기 개선하라고 주문했다.

해수부는 또한 여객선 안전운항관리 위임업무를 해운조합에서 회수하고, 연안여객선에도 항해기록장치(VDR)를 장착하는 방안도 내놨다. 그러나 안전운항관리를 해운조합에서 분리하는 방침은 2011년에도 법 개정이 추진된 바 있다. 당시에는 예산상 문제 등으로 반대의견이 많아 무산됐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협약 상 국제노선 여객선과 3000t 이상 화물선에만 적용되는 VDR 탑재 역시 신속한 사고원인 파악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수용한 셈이다. 아울러 세월호 선장의 자격 논란이 일자 해수부는 지난 24일 6000t급 이상 대형 여객선 선장을 1급 항해사 면허 보유자만 맡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안전행정부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는 오는 7월부터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를 전면 공개키로 했다. 또 퇴직공직자가 각종 조합 및 협회에 취업하는 경우 업무 관련성 심사를 예외 없이 의무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사실상 해수부 등 퇴직자들이 관례적으로 해운조합 등에서 요직을 차지해 안전관리 등에 소홀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중대본은 정부 재난 관련 매뉴얼이 사고 당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난이 일자 매뉴얼에 오류 등이 없는지 재검토에 들어갔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최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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