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스포츠] ‘저번엔 불펜이 날리고, 이번엔….’
류현진(27·LA다저스)이 다시 한 번 ‘새 역사의 한가운데’에 설 수 있었던 기회를 놓쳤다.
류현진은 2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5이닝을 던지며 9피안타(3탈삼진, 1볼넷), 6실점을 내주며 패전투수가 됐다. 다저스는 1대 6으로 졌다.
이날 류현진의 등판은 단순히 시즌 중 한 경기와는 의미가 달랐다. 이번 경기는 다저스 팀 통산 ‘1만승’이 걸려 있었다. 1만승은 14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단 세 팀(샌프란시스코·시카고 컵스·애틀란타)만이 가지고 있는 대기록이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사상 4번째 위업의 순간에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결과에 따라 ‘승리투수’가 될 수 있는 행운을 잡았지만 살리지 못한 것이다.
물론 류현진의 다음 등판 때까지 다저스가 연패를 하면 다시 기회가 올 수 있다. 하지만 14승 11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를 달리고 있는 다저스의 전력을 볼 때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저스는 최근 10경기에서 5승5패로 5할 승률을 보이고 있다.
류현진도 안타를 많이 맞았지만 단 1점에 그친 타선의 지원도 아쉬웠다. 류현진이 6점을 내주기 전 득점 지원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면 분위기는 달라졌을 수 있다. 다저스 타선은 9999승을 달성한 27일 경기에선 6점을 뽑았다.
류현진은 올 시즌 이미 역사가 비껴간 사례가 있다. 이 때는 완벽에 가까운 기량을 뽐내고도 불펜이 승리를 날려 더욱 억울했다.
류현진은 2승에 도전한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 파드레스 전에서 3피안타(7삼진) 만을 내주며 7이닝 동안 무실점을 기록하는 철벽 투구를 뽐냈다. 하지만 8회부터 등판한 불펜이 무너지면서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고, 팀은 역전패했다.
이 때 류현진이 승리투수가 됐다면 ‘메이저리그 최초’의 4월 이전 2승, ‘다저스 최초’의 개막 3경기 중 2승을 따낸 선발투수에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이 경기에서도 타선의 득점 지원은 1점이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트위터 @noonk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