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A] '세월호 추모' 노란리본을 모자에 달고… 노승열, 한국 골프의 새 희망

[PGA] '세월호 추모' 노란리본을 모자에 달고… 노승열, 한국 골프의 새 희망

기사승인 2014-04-29 01:28:00
노승열(23·나이키골프)이 슬픈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겼다. 세월호 참사를 생각하며 노란색과 검은색 리본을 모자에 달고 출전한 노승열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2년 만에 처음 정상에 올랐다. 순수 한국선수로는 최경주(44·SK텔레콤), 양용은(42·KB금융그룹), 배상문(28·캘러웨이)에 이어 네 번째다.

28일(한국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애번데일의 루이지애나 TPC(파72·7399야드)에서 끝난 취리히 클래식에서 노승열은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쳤다. 공동 2위 앤드루 스보보다, 로버트 스트렙(이상 미국·17언더파 271타)을 2타차로 밀어내고 우승상금 122만4000달러(약 12억7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내년도 마스터스 출전권 획득=오는 5월 29일 만 23세 생일을 앞둔 노승열은 한국 챔피언 중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우승하는 기록을 세웠다. 또 올 시즌 PGA 투어 챔피언 가운데 가장 젊다. 이달 초 휴스턴 오픈 도중 손목을 다쳐 기권한 뒤 3주 만에 필드로 돌아온 노승열은 경기 전 “실의에 빠진 국민 여러분께 좋은 소식을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킨 셈이다.

페덱스컵 포인트 500점을 받아 16위로 올라선 노승열은 5월 8일 개막하는 ‘제5의 메이저대회’ 플레이어스 챔피언십과 8월 7일 열리는 PGA 챔피언십, 2015년 마스터스 출전권 확보는 물론 2015-2016년 시즌까지 PGA 투어 출전을 보장받았다.

2타 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노승열은 경쟁자들이 초반에 무너지는 바람에 부담감을 덜 수 있었다. 동반 플레이어 키건 브래들리(미국)는 6번홀(파4)에서 트리플보기를 범하며 우승경쟁에서 밀려났고, 스트렙은 9번홀(파3)에서 티샷을 워터 해저드에 빠뜨린 뒤 2타를 잃어 우승 경쟁에서 멀어졌다. 노승열은 2타차로 앞선 13번홀(파4)에서 행운도 따랐다. 코스를 가로지르는 티샷으로 직접 그린을 노렸지만 볼은 그린 뒤 러프에 떨어졌다. 좋지 않은 라이에서 친 두 번째 샷은 너무 강하게 맞아 그린 밖으로 나가는 듯 했지만 깃대를 맞고 홀 1m 옆에 떨어져 버디를 잡을 수 있었다.

◇노승열은 누구=중 3이던 15세 때 국가대표로 발탁될 만큼 ‘골프신동’으로 주목받던 선수다. 고 2때인 2007년 프로로 전향한 그는 2008년 아시안투어 대회인 미디어 차이나 클래식에서 정상에 오르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10년에는 아시안투어와 유럽투어가 공동 개최한 메이뱅크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역대 두 번째 어린 나이(18세 282일)로 우승했다.

2010년 아시안투어 최연소 상금왕에 올랐던 노승열은 PGA투어 Q스쿨을 통과해 2012년부터 미국무대에 진출했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쉽지 않았다. 2012년 AT&T 내셔널에서 공동 4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지난 시즌 클럽교체로 125위 밖으로 밀리면서 투어 카드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2부 투어인 웹닷컴 투어 파이널 대회에서 우승하며 2013-2014 시즌에 합류했고, 마침내 PGA 투어 78번째 출전 만에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
서완석 기자
wssuh@kmib.co.kr
서완석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