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는 작년 12월 7일 고려대 안암캠퍼스 근처 하숙집에 살던 전 여자친구 A씨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지난달 구속기소됐다.
같은 과 동기인 두 사람은 재작년 10월부터 약 1년간 사귀다 헤어졌다. A씨에게 다른 남자친구가 생겼음에도 이씨는 다시 만나자며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범행 당일 이씨는 하숙집 앞에 숨어서 기다리다 A씨를 몰래 따라 들어갔다. A씨가 “방에서 나가지 않으면 소리 지르겠다”고 하자 이씨는 홧김에 목을 졸라 숨지게 했다.
이씨는 자신의 범행을 자살로 위장하기 위해 A씨의 목에 휴대전화 충전기 전선을 감아놓고 도망쳤다. 또 부산 광안리에 가서 ‘셀카’를 찍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이씨는 범행 3개월 만에 붙잡혔다.
이씨의 변호인은 전 여자친구의 목을 조른 건 말다툼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씨가 고등학교 때도 헤어진 다른 여자친구를 우연히 만나 폭행했다가 입건됐다”며 “피해자가 대답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목을 졸라서 살해한 것은 ‘묻지마 살인’이랑 똑같다”고 반박했다.
이어 “참고인 신분 때부터 허위진술 하다가 DNA 검사 등으로 추궁한 뒤에야 범행을 자백한 점을 볼 때 진심으로 범행을 뉘우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씨는 최후진술에서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 평생을 후회하고 반성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선고공판은 다음달 16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동필 기자 mymedia0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