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무능한 아비는 어찌해야 하나요” 희생자 父 애통한 읊조림

[세월호 침몰 참사] “무능한 아비는 어찌해야 하나요” 희생자 父 애통한 읊조림

기사승인 2014-04-30 11:08:03

[쿠키 사회]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한 학생의 아버지가 애끓는 심정을 담아 인터넷에 글을 올렸다.

‘오늘도좋은날’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A씨는 29일 오후 포털 다음 아고라에 ‘여러분 미안해하지 마세요(세월호 희생아이 아빠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작성했다.

A씨는 “잠도 오지 않고 눈을 감으면 아들의 얼굴만 떠오릅니다”라고 운을 뗀 후 “직장을 나갈 용기도 없습니다. 아직은... 자식 보내고 아무렇지도 않게 동료들을 볼 용기가 없습니다”라고 적었다.

A씨의 이어진 글엔 아이를 떠나보낸 상실감에 사무쳐 학교 측과 담임선생님을 원망하는 시선이 담겼다.

그는 “학교가 학부모와 (희생된) 제자들을 위해 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과 담임선생님이 혼자 살겠다고 반톡(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무시한 채 탈출한 것을 알게 됐다”며 “선생님을 만나게 해달라고해도 학교 측에선 신상정보라며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는다”며 답답한 심정을 표현했다.

A씨는 또 “구조할 수 있는 시간에 시간 지연시키는 거짓말쟁이들에게 속아 말 한마디 못하고 회의만 해대는 그들을 보며 엎드려 기도만 했던 이 무능한 아비는 어찌해야 하나요”라고 덧붙였다.

여객선이 침몰되는 사고로 아들이 주검으로 돌아왔지만 어버지로서 무력하게 있을 수밖에 없는 현실에 답답해하는 심정이 느껴진다.

성금을 하지 말라고 당부한 A씨는 “그냥 우리아이들 천국 가서 열심히 뛰어놀고 행복하라고 기도만 해주세요. 저는 그거면 됩니다. 마음이 쓰여서 저희 아이들 보고 싶어서 분향소 오실 때 그냥 애틋한 마음 간절한 마음만 가지고 오셔서 우리 아이들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평안하라고 기도해주세요”라면서 글을 맺었다.

한국일보는 A씨로부터 동의를 얻어 인터넷 글의 발췌본을 30일 지면에 실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김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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