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살 건데 무슨 소리야” 영상 공개… 선장 탈출할 때 학생들 선내서 구조 기다려

[세월호 침몰 참사] “살 건데 무슨 소리야” 영상 공개… 선장 탈출할 때 학생들 선내서 구조 기다려

기사승인 2014-04-30 17:29:01

[쿠키 사회] 세월호 침몰 사고 당시 선체 내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여학생들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추가 공개됐다.

지난 29일 종합편성채널 jtbc는 선체 내 복도에서 고(故) 박예슬양이 찍은 영상을 공개하며, “통제에 따르라고 문자를 보낸 것이 평생 한이 될 것 같다”는 박양 아버지 박종범씨의 말을 전했다.

지난 16일 오전 9시10분 박양은 박씨에게 ‘배가 갑자기 너무 많이 기울어서 위험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박씨는 ‘구명조끼를 입고 당황하지 말고 침착하게 통제에 따라 구조를 받으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박씨는 jt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큰 배가 사고 나겠냐’라는 생각으로 걱정 안 해도 된다고 했다”며 “이 말이 내가 마지막까지 못 지켜줬구나 하는 아쉬움을 남게 한다”고 말했다.


영상은 9시37분부터 시작해 9시41분에 끝난다. 앞서 공개된 고(故) 박수현군이 찍은 동영상보다 40분 이후의 선체 내 상황으로 90도 가까이 기울어져 있다. 선장과 선원이 세월호를 탈출하기 직전인 때이기도 하다. 팬티바람의 이준석(69) 선장은 오전 9시46분에 세월호를 빠져나갔다.

영상을 보면 여학생들이 세월호의 객실 앞 복도에 모여 벽을 바닥삼아 누워 있다. 해경의 구조헬기 소리가 들렸기 때문인지 대부분 학생들은 애써 밝은 모습을 내비친다. 이들은 “헬리콥터가 와” “와, 바다로 뛰어 내린다”라며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한 학생이 “엄마, 보고 싶어”라며 울먹이자 다른 학생은 “살 건데 무슨 소리야. 살아서 보자”라며 용기를 북돋는 말을 하기도 했다.

이 외에 학생들도 “살려줘. 살려줘” “여기는 복도입니다. 구조 좀”이라고 말하며 구조대가 오길 기다렸다. 하지만 구조의 손길은 이들에까지 미치지 못했고, 박양과 그의 친구들은 살아서 가족들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박씨는 “이 영상을 꼭 공개해서 우리 사회가 공유했으면 한다”며 “그렇게 해서 진실이 밝혀지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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