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가슴에 ‘노란 리본’을 단 미국 CNN 기자가 눈길을 끌고 있다.
세월호 침몰사고 취재를 위해 한국을 찾은 CNN의 앤드류 스티븐스 기자는 2일(한국시간) ‘생존 학생들, 친구가 죽은 뒤 학교로 돌아오다(South Korean ferry survivors return to school after classmates’ deaths)’라는 제목의 보도를 전했다.
스티븐스 기자는 입원 치료를 받던 안산 단원고 생존 학생들이 합동분향소를 찾았다는 소식을 알렸다. 그는 눈물을 흘리거나 흰색 꽃을 들고 있는 조문객들, 줄지어 서 영정사진 속 친구들을 만나는 학생들, 취재진의 카메라로부터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 양손을 들고 있는 자원봉사자들의 모습 등을 담담히 묘사했다.
그는 생존 학생들에 대해 “이들은 분명 행운아(lucky one)다. 하지만 여전히 악몽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스티븐스 기자는 2분 43초 분량의 영상에서 2분 25초부터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양복을 입은 그의 왼쪽 가슴엔 ‘謹弔(근조)’라고 적힌 검은색 리본위에 노란 리본이 함께 달려 있었다.
그는 생존 학생들과 침몰 전 세월호에 갇힌 학생들의 대화 장면이 담긴 JTBC 보도 영상을 보여주며 “이 아이들은 저 친구들의 목소리를 다시는 들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가족들에게 고통스런 기다림은 계속되고 있다”며 보도를 마쳤다. 리포팅을 하는 그의 목소리는 내내 차분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 동생 근령씨의 남편인 신동욱씨는 이날 “노란리본을 달게 한 종북좌파를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신씨가 대표를 맡고 있는 ‘공화당 창당준비위원회’는 보도자료에서 “일반적으로 사람이 사망하면 근조(謹弔)라는 검정색 리본을 가슴에 다는 것이 상식이지만 국적이 불분명한 노란리본을 달아 관습법과 전통장례문화를 비정상화시키고 있다”며 “불순한 세력이 의도를 가지고 조문객들에게 노란리본을 달도록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란 리본은 온·오프라인에서 세월호 희생자 추모와 실종자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대표적인 캠페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CNN은 지난달 25일 국내 노란 리본 캠페인에 대해 “한국 사회의 희망의 상징”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