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에 협박, 스토킹까지…일베 회원들 “재미로 하는 것”

악플에 협박, 스토킹까지…일베 회원들 “재미로 하는 것”

기사승인 2014-05-04 00:46:00

[쿠키 연예] “지인이 쪽지로 ‘이런 글이 올라왔다’고 알려왔다. 쇼핑몰을 운영하며 수영복 피팅 사진을 찍었었는데, ‘일베’에 들어가 보니 그 사진 밑에 차마 읽을 수도 없는 댓글들이 올라와 있었다. 자극적인 성적 표현으로 가득했다.”

3일 밤 방영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 출연한 여성 정모씨는 이같이 말했다. 그의 남자친구는 댓글과 관련, “남자끼리 있는 술자리에서도 제정신인 애들은 하지 않는 말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송에선 정씨 외에도 인터넷 사이트 ‘일간 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 회원들로부터 피해를 당한 사람들 사례가 다수 소개됐다.

인터넷 매체 기자인 이계덕씨는 ‘일베’에 비판적인 기사를 쓴 뒤 ‘일베’ 회원들로부터 스토킹을 당했다고 털어놨다. 전화를 걸어 신음소리를 내는 사람, 집에 찾아오는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일베’에) 들어가자마자 성기를 노출한 사진을 봤다. 한두 개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특히 눈길을 끌었던 건 제작진 인터뷰에 응한 ‘일베’ 회원들의 태도였다. 한 회원은 전라도 출신을 욕하는 이유를 묻자 “누가 더 욕을 잘하느냐, 그런 아주 쓸데없는 걸로 겨루는 것이 있지 않냐”며 “그냥 재미있게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회원은 악성 게시글을 올리며 상대방이 받을 상처를 생각하진 않는지 묻는 질문에 “그럴 필요성은 못 느낀다. 남의 기분을 생각하면서 인터넷을 하진 않는다. 나는 내 표현의 자유를 누린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사이트 운영자와의 서면 인터뷰 내용도 공개됐다. 운영자는 “‘일베’는 성별과 나이를 떠나서 편하게 얘기를 나누는 곳”이라며 “특정 인물이나 특정 지역 비하하는 것 때문에 거부감 갖는 사람이 많은 걸로 안다”고 했다. 이어 “항간에 떠도는 (‘일베’와 관련된) 배후설은 사실무근”이라고 덧붙였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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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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