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세월호 사고 직후 3층 로비에서 일곱 살 어린 아들에게 입히려고 구명조끼를 품에 안고 있던 어머니의 안타까운 모습이 공개됐다. 결국 살아 돌아오지 못한 뜨거운 모정에 네티즌들이 울고 있다.
SBS 8시뉴스는 10일 세월호 사고 직후 구명조끼를 품고 아들을 찾던 어머니의 영상을 생존자 한모씨로부터 입수해 공개했다.
세월호 침몰 사고 당일인 지난달 16일 오전 9시42분 촬영된 영상에는 세월호 3층 중앙 로비에서 30명 정도의 승객들이 구조를 기다리는 모습이 담겨있다. 마이크를 든 승무원은 안전한 선내에서 대기해 달라는 방송을 하고 있고 승객들은 기울어진 선체 바닥에 기대 간신히 몸을 가누고 있다. 영상에는 특히 한 어머니가 바닥에 앉아 구명조끼를 가슴에 품고 있는 장면이 포착됐다.
한씨는 “어머니가 구명조끼를 들고만 있고 안 입고 있었다”며 “남들은 다 입고 있는데, 자기 아들 주려고 들고 있었다”고 전했다.
어머니는 애타게 기다리던 아들의 생사를 승무원의 안내 방송을 통해 확인했다. 한씨는 “아들 이름 한 번만 (불러서) 살아 있는지만 (방송으로) 확인해달라고 했다”면서 “살아 있어요! 살아 있어요!(라고) 전달되니까 그때야 울면서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어린 아들이 살아있다는 걸 확인한 뒤에야 어머니는 안도의 눈물을 흘리며 구명조끼를 착용한 것이다.
3층에서 이 같은 긴박한 장면이 이어지는 그 때 이준석(69) 선장은 배를 버리고 달아난 뒤였다.
어머니는 그러나 끝내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 7세 어린 아들만 구조됐을 뿐 함께 여행을 떠났던 아버지와 열두살 형까지 숨지거나 실종됐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어린 아들의 생사를 챙겼던 어머니의 모정에 네티즌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인터넷에는 “숨이 막힐 정도로 슬프고 안타깝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