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인터뷰] 조원철 교수 "재난예방교육? 교과서는 있지만…""

"[세월호 침몰 참사-인터뷰] 조원철 교수 "재난예방교육? 교과서는 있지만…""

기사승인 2014-05-11 21:08:00
“국내 유일의 ‘초등학교 재난예방(4~6학년용)’ 교과서가 있기는 하지만 사실상 초·중·고교에는 안전교육과정이 없습니다. 국민들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안전을 정규과목으로 넣어야 합니다.”

조원철(65·사진) 연세대 사회환경시스템공학부 교수(방재안전관리연구센터장)는 11일 세월호 참사로 드러난 국내 안전관리시스템 부재 원인 중 하나로 허술한 안전교육과정을 꼽았다. 조 교수는 1997년 국립방재연구소 초대 소장, 99년 청와대 수해방지기획단 단장 등을 맡았던 방재안전 전문가다.

그는 “정규과목화가 어렵다면 사회나 체육시간에 심폐소생술(CPR) 등 실기 프로그램을 넣어줘도 된다”면서 “중·고교의 경우 화재 발생을 가정해 창문에서 줄을 잡고 내려오는 프로그램을 실시해도 아이들이 재미있게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또 형식적인 민방위훈련에서도 공무원과 국민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주변시설 등을 통해 실질적인 생존훈련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고층아파트나 건물의 경우 비상계단으로 직접 내려와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는 생존 확률에서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그는 전국적으로 가족 캠핑장만 늘리지 말고 생존교육훈련시설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미국에서는 가족이 함께 생존교육을 받고 서로 감사한 마음을 느끼며 가정이 회복된 사례를 많이 봐왔다”면서 “우리나라도 국비 등을 투입해 시설을 마련하고, 생존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공인수료증 및 생명보험료 할인 등 혜택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재난이 일단 발생하면 복구 등에 엄청난 비용이 드는 만큼 정부가 예방을 생활화하고 전문가 육성 등에 주력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조 교수는 “지금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이 있는데 재난은 결과물 일뿐 예방은 언급하지 않아 잘못된 것”이라며 “기획재정부도 방재안전직 공무원 채용 등을 낭비로 보지 말고 손해를 막는다는 개념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개인들도 비용 및 불편을 일부 감수하더라도 내 안전은 내가 지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면서 “노래방에 비닐봉지 하나만 갖고 가도 화재 발생 시 비닐을 코에 대면 5분쯤 숨을 쉴 수 있어 유독가스를 피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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