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네츠크와 루간스크 2개 주에선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로부터 분리 독립 여부를 묻는 주민투표가 실시됐다. 이번 투표는 오전 8시부터 밤 10시까지 진행됐고, 투표 당일에도 정부군과 친(親)러시아 시위대간 교전이 벌어진 슬라뱐스크에서만 오후 6시에 투표가 종료됐다. 친러 세력은 유권자의 80% 이상이 분리 독립에 찬성표를 던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주민투표를 실시하지 않은 동부 하리코프와 남부 오데사도 조만간 주민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역 주민들은 오는 25일 실시될 대통령 선거에도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커 분리 독립 움직임은 갈수록 가속화될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 우크라이나 대통령 권한 대행은 대통령 홈페이지에 “주민투표가 대다수 주민의 일상과 사회제도 및 경제를 완벽히 파괴할 것”이라고 맹비난하며 루간스크 주지사를 해임했다.
이번 주민투표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던 푸틴 대통령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9일 최근 러시아에 합병된 크림반도를 찾아 “이곳 주민들이 러시아와 함께 하기로 결정한 2014년은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방 측은 푸틴 대통령의 이런 행동에 대해 비난하고 나섰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크림반도는 우크라이나에 속해 있으며, 이번 방문은 도발적이고 불필요한 행위였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9일부터 이틀에 걸쳐 비공식 회동을 한 뒤 공동성명을 내고 “우리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대선이 진행될 수 있도록 긴장완화를 위한 추가적인 신호를 보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며 “대선이 치러지지 않으면 우크라이나에 불안이 가중되고 이럴 경우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