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박근혜 대통령 일요일에 갑자기 수석비서관회의 소집… 왜?

[세월호 침몰 참사] 박근혜 대통령 일요일에 갑자기 수석비서관회의 소집… 왜?

기사승인 2014-05-12 00:41:00
[쿠키 정치] 박근혜 대통령이 일요일인 1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돌발 소집했다. 세월호 참사 후 드러난 정부의 무능력과 이에 분노한 국민여론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오전 11시부터 2시간45분가량 사후 대책 등을 놓고 수석들과 난상토론을 벌였다고 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뒤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세월호 사고 이후 제기된 여러 문제점에 대해 전문가를 비롯한 다양한 계층으로부터 수렴된 의견을 바탕으로 회의가 진행됐다”면서 “국가안전시스템 전면 제고 대책이 집중적으로 논의됐다”고 전했다.

앞서 그는 회의 직전 기자들과 만나 “잠시 뒤 대통령이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다”면서 “휴일이고 일정이 없었는데 갑작스럽게 소집된 것”이라고 밝혔다. 평소 박 대통령은 공휴일에 반드시 참석해야만 하는 외부 행사 이외에는 내부 참모회의 같은 일정을 거의 잡지 않아왔다.

이날 회의는 형식에서도 평소의 ‘대통령 주재 수석비서관회의’와는 전혀 달랐다. 박 대통령의 모두발언이 전혀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고, 사진 촬영 등도 없었다. 또 대통령 지시사항 위주였던 회의 진행방식도 박 대통령과 여러 수석들이 서로 토론하는 형태로 이뤄졌다고 한다. 박근혜정부 출범 이후 대통령 주재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가 ‘100% 비공개’로 진행된 것은 처음이다.

민 대변인은 “오늘 논의를 바탕으로 최종적인 국가변혁 방향과 ‘안전한 국가’를 만들기 위한 방안 등은 대통령이 조만간 직접 대국민담화를 통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참사 관련 대국민 입장 발표 시기와 내용이 집중 논의됐음을 시사한 대목으로, 일각에선 발표 시점이 이르면 이번 주 중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회의에서는 지난달 16일 사고 발생 이후 박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이 40%대로 급락하는 등 예사롭지 않은 ‘세월호 민심’에 대한 상황 평가도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무조건 몸을 낮추는 ‘로키(low key)’ 대응만으로 국민들의 비판적 시선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견해가 주를 이뤘을 것으로 짐작된다.

또 박 대통령은 정홍원 국무총리가 사퇴 의사를 밝힌 직후부터 정부조직 전체가 어수선해진 분위기에 대해 “다시 한번 공직기강을 다잡아 사고 수습에 최대한의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참사 수습 이후 정 총리가 사퇴하게 되면 내각을 어느 정도 규모로 개편할지에 대해서도 논의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신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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