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호스’ 김황식·김상곤 왜 고배 마셨나…고정 지지층 지지 못 얻고 과감함도 없어

‘다크호스’ 김황식·김상곤 왜 고배 마셨나…고정 지지층 지지 못 얻고 과감함도 없어

기사승인 2014-05-13 22:39:01
[쿠키 정치] ‘굿바이 역전히트’는 없었다. 6·4지방선거에서 여야의 다크호스로 불리던 유력 정치신인들이 제대로 된 질주도 못해본 채 고배를 마셨다. 전문가들은 13일 이들이 고정 지지층의 지지를 얻지 못했고, 주요 국면마다 ‘도전자’다운 과감함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당내 경선에서 불과 21.3%의 지지율을 얻는데 그쳤다. 정몽준 의원(71.1%)의 득표율에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출마 당시 한껏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적극적인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마케팅까지 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김 전 총리는 지난 3월 공식 출마 선언 이후 여론조사에서 한번도 정 의원을 이기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섰던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은 경선에서 30.7%를 얻는데 그쳐, 후보로 확정된 김진표 의원(48.2%)과 격차가 컸다. 김 전 교육감은 출마 전 새정치연합 안철수 공동대표 측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를 앞서기도 했다. 하지만 ‘반짝 인기’에 그쳤다. 무상버스 논란, 세월호 참사 피해 지역인 경기도 교육감을 지낸 경력 등이 발목을 잡았다.

우선 이들은 정당 고정 지지층의 마음을 얻는데 실패했다는 평가다.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총리는 이명박정부의 총리일 뿐 새누리당 내에 기반이 없었고, 김 전 교육감도 ‘안철수의 사람’일 뿐이었다”며 “정당 고정 지지층의 지지를 얻어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행정과 교육에서는 나름의 입지를 쌓았지만 정치라는 ‘새 영역’에서는 신인으로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전 총리의 경우 우선 경선 컷오프 논란에서 칩거에 들어갔던 것이 결정적 패착이었다고 지적한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박심 마케팅을 하려면 원조 친박인 이혜훈 최고위원을 포용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대립각을 세웠다”며 “유권자들에게 ‘과연 박심이 있는 것이냐’는 인상을 주면서 스텝이 꼬였다”고 분석했다. 본선 경쟁력 측면에서 봐도 박원순 서울시장과 가상 대결에서 격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지지자들 사이에 ‘승리할 수 있는 후보’라는 인상을 주지 못했다.

김 전 교육감은 출마를 두고 안 대표와 ‘일대일 면담’을 하는 등 한껏 ‘몸값’이 올랐을 때 지나치게 좌고우면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지적이다. 유권자들에게 ‘안철수의 사람’으로 각인이 되긴 했지만 우유부단하게 비춰졌다는 것이다. 안 대표의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김 전 교육감의 지지율이 동반 하락하는 현상도 나타났다.

세월호 참사로 유권자들의 ‘안정 희구’ 성향도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배 본부장은 “안전에 대한 욕구가 정치권에서 이미 검증된 ‘안정적 후보’를 선택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또 ‘2위 주자’들이 역전을 하려면 적극적인 선거 운동이 필요한데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적 애도 분위기가 되면서 선거전을 제대로 펼치지 못한 것도 원인으로 분석됐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김현섭 기자
joylss@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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