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지구촌] 자신의 어린 딸을 성폭행한 범인에게 휘발유를 끼얹고 불을 붙여 사망하게 한 스페인 여성이 9년에 걸친 재판 끝에 재수감 명령을 받았다.
외신들은 “마리아 델 카르멘 가르시아에게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스페인 국민들의 여론과 수많은 탄원에도 불구하고 스페인 발렌시아 고등법원이 지난 8일 가르시아에게 징역 5년6개월형을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998년 안토니오 소리아노는 가르시아의 13세 딸을 성폭행해 징역 9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가 7년 만에 석방됐다.
그런데 소리아노는 2005년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가르시아에게 “딸은 잘 있냐”고 조롱했고, 이에 격분한 가르시아는 주점에 있던 소리아노에게 휘발유를 뿌린 후 불을 붙였다. 이 일로 소리아노는 심한 화상을 입어 11일 만에 사망했다.
법원은 가르시아에게 살해 혐의를 적용해 1심에서 성폭행범보다 더 긴 징역 9년6개월형을 선고했다. 이후로도 가르시아 측은 “성폭행에 따른 충격으로 일시적인 정신적 불안정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며 선처해 줄 것을 주장했고, 2006년 이 점이 참작돼 가르시아는 복역 1년 만에 조건부 석방됐다.
이후 스페인에서는 ‘가르시아를 처벌해야 하는가’를 두고 많은 논란이 일었다. “사정이 어떻든 살인죄를 물어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가르시아가 받은 충격과 분노에 비춰볼 때 그의 행동은 이해할만 하다”는 여론이 더 컸다. 이 때문에 그의 무죄를 주장하는 탄원서에 서명하는 이들이 점점 늘었다.
하지만 고등법원은 ‘정신적 불안 상태였다’는 가르시아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채 재수감을 명령했다. 가르시아 측은 또다시 형집행 정지를 요청하는 탄원서를 제출했으며 내달 4일 이에 대한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