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작스럽게 이뤄진 朴 대통령의 세월호 유족 면담… ‘한명 한명 손잡고 고개 숙여’

급작스럽게 이뤄진 朴 대통령의 세월호 유족 면담… ‘한명 한명 손잡고 고개 숙여’

기사승인 2014-05-16 18:01:00
[쿠키 정치] 박근혜 대통령의 16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대표 면담은 급작스럽게 이뤄졌다. 임박한 대국민담화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족들의 의견”이라는 박 대통령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오후 3시45분쯤 청와대로 들어온 세월호 사고 가족 대책위원회 대표단을 만나자 맨 먼저 “가족을 잃은 슬픔을 어찌 위로해야 할 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일일이 대표단 손을 잡았으며, 이들의 요구를 빠짐없이 듣고 메모하기도 했다. 면담 시간은 한 시간 넘게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면담에 앞서 수일 째 계속해온 담화 내용에 대해 깊이 고민해왔다. 발표 날짜와 형식, 장소, 그리고 어떤 내용을 담을지 등을 세세하게 고심했다는 전언이다.

당초 예상보다 담화 발표 시기가 늦어지게 된 것도 이 같은 박 대통령의 심사숙고 때문으로 보인다. 담화를 통해 드러날 본인의 메시지에 따라 이른바 ‘세월호 정국’이 중대국면을 맞이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에 쏠린 국민의 시선은 이번 사고로 크게 악화된 민심을 어떤 방식으로 진정시키고, 6·4 지방선거를 앞둔 채 대결 양상으로만 치닫는 정국 흐름도 제고할 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만약 담화가 국민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민심의 향방은 예측 불허 상태에 빠지게 되고 국정운영도 대단히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 뿐 아니라 청와대 참모들도 바로 이런 이유로 담화에 담길 내용과 관련해 손질에 손질을 거듭하며 가다듬고 있다는 것이다.



내용은 무엇보다 진심어린 박 대통령의 사과와 관피아(관료 마피아) 혁파를 위한 공직사회 개혁방안, 국가안전처 신설을 통한 국가재난방재 시스템 확립 등으로 예상된다. 또 정홍원 총리의 사표수리가 기정사실화되면서 차기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을 어떻게 물갈이할지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이 최소한의 언급은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발표 장소는 보통의 경우 대통령이 언론과 접촉하는 창구인 춘추관이 유력한 가운데, 박 대통령이 청와대 본관에서 비교적 엄숙한 분위기속에 발표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TV 생중계를 하되 각료나 청와대 참모들이 배석할지, 취재진 질문을 받을지 등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야당은 예고된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놓고 “효과를 따지지 말라”며 훈수를 뒀다.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 및 여객선 침몰사고 대책위원장단 연석회의’에서 “한달 사이에 경악이 슬픔과 통곡,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며 “대국민사과의 효과를 따지는 자세로는 국민과 유가족에 위로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같은 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지난 15일 밤 자신의 트위터에 “세월호는 또 하나의 광주(5·18 민주화항쟁)”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신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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