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 세월호 침몰사고 당시 단원고 학생들의 탈출을 돕다가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전수영 교사(25·여)가 끝내 주검으로 돌아왔다.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19일 오후 6시1분 3층 주방과 식당 사이에서 여성 희생자 1명을 수습했다”며 “시신이 전수영 교사로 확인돼 가족에게 알렸다”고 밝혔다.
생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전 교사는 사고 당시 탈출이 쉬운 5층 R-3 객실에 머물고 있었지만 제자들을 구하기 위해 동료 이지혜 교사와 4층으로 내려갔다가 탈출하지 못했다.
전 교사는 세월호가 침몰 중이던 지난달 16일 오전 9시11분 어머니에게 ‘엄마 배가 침몰해’라는 문자를 보냈다. 어머니는 곧장 전화해 “구명조끼 입었냐”고 물었지만 전 교사는 “아이들에게 구명조끼 입혀야 한다. 학부형하고 연락해야 하고 배터리도 없으니까 끊자”고 짧게 말하고 끊었다.
남자친구에게는 침몰 직전 ‘배가 침몰해. 구명조끼 없어. 미안해. 사랑해’라는 문자메시지를 마지막으로 보냈다. 바로 걸려온 남자친구의 전화에도 전 교사는 “학생들을 챙겨야 한다”고 말하곤 12초 만에 통화를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어머니가 ‘구조됐으면 연락해’ ‘사랑해 얼른 와’ ‘예쁜 내 딸 보고싶어’ ‘엄마가 미안해. 사랑해’ 등의 메시지를 보냈으나 딸의 답장은 돌아오지 않았다.
고려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한 전 교사는 지난해 2월 임용고시에 합격해 단원고에 부임했다. 당시 전 교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항상 학생을 생각하는 선생님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임용고시 합격 소감을 남겼다. 그리고 제주도로 첫 수학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했다.
전 교사의 아버지는 산업통상자원부 전제구 남북경협팀장으로 사고 후 일주일 간 사무실에 평소처럼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2일부터 방송 등에서 딸의 사연이 알려진 뒤에야 산업부에 딸의 실종상태를 알리고 23일 교사 출신 아내가 먼저 가 있는 진도 팽목항으로 떠났다.
전 교사는 실종된 단원고 교사 11명 중 8번째로 발견됐다. 전 교사의 시신은 20일 오전 헬기로 서울 강남성모병원으로 운구돼 이날 오전 중 빈소가 차려질 예정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