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대구 달서경찰서에 따르면 장모(24)씨는 지난 19일 오후 6시 20분쯤 달서구 상인동 A아파트에서 권모(53)씨와 부인 이모(48)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20일 긴급 체포됐다. 장씨는 또 뒤늦게 집에 들어온 권씨의 딸(20)을 8시간 반 정도 감금해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장씨는 사건 당일 범행에 앞서 1시간 전쯤 권씨 부부의 집을 찾아가 배관수리공이라고 둘러대며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다. 잠시 후 다시 권씨의 집을 찾은 장씨는 권씨 부부를 잔인하게 살해했다. 권씨는 신발장 앞에, 이씨는 거실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졌다. 장씨는 권씨 부부의 시신을 그대로 두고 술을 마시는 엽기적인 행동까지 했다. 장씨는 권씨의 딸이 20일 오전 0시반쯤 집에 들어오자 이날 오전까지 감금했다.
권씨의 딸은 20일 오전 9시쯤 장씨가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아파트 4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 탈출하려다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주민의 신고로 출동한 119구조대에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된 그는 골반 등을 크게 다쳤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장씨는 이날 오전 9시18분쯤 아파트를 빠져나갔다. 폐쇄회로(CC)TV에는 장씨가 손에 수건을 감은 채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경찰은 “헤어진 남성이 범인”이라는 딸의 진술과 CCTV 등을 분석해 20일 오후 1시쯤 경북 경산시의 자취방에 있던 장씨를 붙잡았다.
장씨는 권씨의 딸과 같은 대학 선후배 사이로 올해 2월부터 4월 중순까지 사귀었지만 평소 술에 취하면 여자친구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알게 된 권씨 부부가 장씨 집에 찾아가 헤어질 것을 요구하자 앙심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장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네티즌들은 엽기적인 범행에 “남자 하나 잘 못 만나 온 가족이 쑥대밭이 됐다” “인면수심의 살인마”라며 경악하고 있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