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명언] 소생크탈출 자랑한 경찰청…“월급값 했네”

[댓글 명언] 소생크탈출 자랑한 경찰청…“월급값 했네”

기사승인 2014-05-27 18:00:04


[댓글 명언] 웃겨야 사는 시대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 개조를 언급하며 공무원들 드잡이를 하고 있지만, 시민들은 일 잘하면서도 재치있는 공무원을 원하는 것 같습니다.

경찰청은 27일 오후 2시쯤 공식 트위터(@polinlove)에 공통 주제어를 모아주는 해시태그를 이용해 ‘#소생크탈출’이란 글과 사진을 올렸습니다. 스티븐 킹 원작의 세계적 흥행작, 영화 쇼생크탈출이 아니라 ‘소’생크탈출입니다.

경찰청은 글에서 “강원도 산골마을 심심했던 소들이 단체로 외양간을 탈출했습니다”라며 “지나가던 행인에게 딱 걸려, 학교 앞에서 근무 중이던 삼척경찰서 윤하동 경위와 김진태 경사가 출동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이 글은 3시간여만에 1300회 이상 리트윗 되면서 널리 퍼졌습니다. 이걸 기존 경찰이 하던 상황보고 식으로 풀면 “삼척경찰서, 23일 09시 삼척시 도계읍 심포리 38번 국도에 소 10마리 등장”이라거나 “신고 접수 09:○○, 상황 해제 09:○○” 뭐 이랬을 겁니다. 기자들이 쓰는 스트레이트 기사도 엇비슷했을 거구요. “소생크탈출”식으로 접근해야 하루하루 기신기신 사는 사람들이 눈길을 주겠죠.



그런데 과하면 안 됩니다. 당장 트위터 댓글 기능인 멘션으로 “일했다 월급값 ㅎㅎ”이라고 붙었습니다. 국민의 ‘안녕’과 ‘재산’을 지키는 경찰로서는 서운할 수도 있지만, 너무 한가하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의미입니다. 세월호 침몰 참사와 고양종합터미널 화재로 모두들 ‘안녕’에 예민해져 있기 때문이지요.



‘안녕’ 이란 말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보자마자 만나서 반갑다는 ‘안녕’과 헤어질 때 말하는 ‘안녕’입니다. 카피라이터 정철씨가 그의 책 ‘인생의 목적어’ 43쪽에서 이야기했습니다. 처음과 끝이 같은 경찰, 한가할 때도 급박할 때도 공복으로서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경찰을 기대해 봅니다.

사진=경찰청 트위터(@polinlove)

국민일보 쿠키뉴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우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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