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후보가 선술집까지 찾아가… 조용한 선거, 치열한 승부

여성 후보가 선술집까지 찾아가… 조용한 선거, 치열한 승부

기사승인 2014-05-30 20:35:01
[쿠키 정치] 6·4지방선거가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조용한 선거, ‘깜깜이’ 선거로 진행되면서 기초선거 출마자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광역시·도지사 선거는 그나마 종반전으로 갈수록 주목을 받고 있지만 기초선거는 여전히 반응이 냉랭하다. 정치 신인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자신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로 막판 선거전에 나서고 있다.

경기도의원 고양시 제4선거구는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통합진보당 소속 40대 여성 3인방이 혈전을 벌이고 있다. 이 지역은 2012년 총선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당시 민주당 후보를 226표 차이로 간신히 꺾을 정도로 민심이 팽팽하다.

이곳에 출마한 새정치연합 임혜자 후보는 매일 오전 6시30분 출근길 인사를 시작으로 자정까지 발품을 팔며 얼굴 알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임 후보는 공격적인 현장방문에 승부를 걸었다. 상가는 물론 통상적으로 여성 후보들이 방문을 꺼리는 저녁시간대 선술집도 적극적으로 찾아가 퇴근길 직장인들과 주민들을 집중적으로 만나고 있다. 임 후보는 30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출퇴근길 인사는 후보자가 일방적으로 자신을 알리는 것에 그치지만 저녁에 사람들을 만나면 소통을 할 수 있다”며 “응원을 해주는 분도 많아 힘이 난다”고 말했다. 그는 4선인 새정치연합 추미애 의원의 보좌관 경력, 문재인 대선 후보 캠프 부대변인 등 중앙정치 경력을 유권자들이 관심 있게 평가해준다며 “합리적인 보수층의 지지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도 남양주시장에 출마한 새정치연합 김한정 후보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젊은층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남양주시장 후보 김한정’이라는 스마트폰용 앱을 만들어 온라인 선거운동에 활용한다. 유세차나 군중연설 등 전통 방식을 통해 공약과 이력을 알리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 아이디어를 낸 것이다. 해당 앱을 누르면 김 후보의 공약과 이력 등이 자세히 나온다. 김 후보 캠프 관계자들이 주변 사람들과 통화를 하면 자동적으로 해당 앱을 설치할 수 있는 문자메시지가 발송되는 방식이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마이크를 잡고 시끄럽게 떠드는 것은 세월호 참사 이후 시민들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며 “이번에는 정말 입 대신 발 또는 머리로 뛰는 선거”라고 귀띔했다.

갖가지 이색 복장과 선거운동 방식으로 눈길을 끄는 사례들도 있다. 부산에서 시의원에 출마한 한 무소속 후보는 시끄럽고 뻔한 유세용 로고송을 없애고 대신 바이올린 연주자와 함께 다니며 표심을 잡고 있다. 부산의 다른 시의원 후보는 애완견을 데리고 다니며 선거운동을 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울산 남구 기초의원에 출마한 새누리당 방인섭 후보는 ‘방자’ 복장에 빗자루를 들고 거리를 누빈다. 방자처럼 주민들을 모시겠다는 의미다. 방씨 성을 가진 후보가 혼자여서 독특한 아이디어를 냈다는 후문이다. 요리사 복장으로 여성 및 주부 유권자를 공략하는 후보도 있다.

울산시의원에 출마한 새누리당 김종래 후보는 눈에 잘 띄는 휴대용 LED 패널에 이름과 사진 등을 담은 뒤 몸에 두르고 다닌다. 경기도 용인시장 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정찬민 후보도 휴대용 LED 패널을 활용한다. 이에 맞서 새정치연합 양해경 용인시장 후보는 ‘희망버스 타요’라고 이름 붙인 마을버스 크기의 이동민원실로 맞붙을 놓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엄기영 임성수 기자 eom@kmib.co.kr
김상기 기자
eo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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