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후보는 1일 을지로 캠프에서 ‘페이스북 파문’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면서 기자단에 지난 28일(한국시간) 희경씨와 주고받은 카톡을 배포했다. 이날은 희경씨가 페이스북에 고 후보에 대한 글을 올리기(31일) 전으로, 그가 희경씨의 주장과 달리 미국에 있는 자녀들과 연락을 끊지 않았다고 증명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고 후보는 희경씨가 28일 오전 2시37분 “본인 자식이 만으로 30대와 20대 후반이라 그러셨다면서요”라고 묻자 오전 7시1분에 “뭘 감추려고 그랬겠니, 책에다가 태어난 연도 다 적었어요”라고 대답했다.
고 후보는 지난 26일 조희연 후보에게 보낸 공개편지에서 “전처와 결별의 과정을 겪으면서 아이들을 미국으로 떠나보내게 됐고, 미국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겠다는 아이들의 의사를 존중해 원만하게 합의한 것이었습니다. 지금 자녀들은 20대 후반과 30대로 이미 장성했습니다”라고 적은 바 있다.
앞서 조 후보는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고 후보가 미국 영주권자로 서울시교육감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고 후보의 대답에 희경씨는 오전 7시7분 “감추려고 그랬다기보다는 좀 이상해서요, 언론사에 그렇게 답했다고 해서 좀 놀랐거든요”라고 말한 후 3분 뒤 “어쨌든 잘 지내시나요”라고 물었다.
이에 고 후보는 오전 7시39분 “난 니네 둘 때문에 입양 포기하고 외롭게 산다. 그래도 내겐 니네 둘이 유일한 핏줄이야”라고 말한 후 1분 뒤 “지금도 니네들 미국 갈 때처럼 모든 것 뺏긴 것 같이 느껴”라고 토로했다.
그러자 희경씨는 오전 10시24분, 25분에 “그래도 재혼했잖아요, 뺏긴 것처럼 느끼면서 살지 말고 자식에게 좀 잘 해봐요, 멀쩡히 살아있는데 왜 모른 척해요”라고 반박했다.
이날 이들의 카톡 대화는 오전 10시52분에 고 후보가 “나도 상처가 컸지만 니네들에게 미안하고 더 안아주고 남은 인생을 마치고 싶어”라고 말하면서 끝난다.
31일 오후 4시54분에 고 후보는 희경씨에게 전화번호가 바뀌었나봐, 연락이 안 되네”라고 보냈다. 이는 희경씨가 1일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도 밝힌 내용으로 희경씨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후에 쓴 것이다.
이와 관련해 희경씨는 인터뷰에서 “2001년 처음 휴대전화를 갖게 된 이후 한 번도 휴대전화 번호가 바뀐 적이 없다. 이 에피소드는 그가 제게 전혀 연락하려고 애쓰지 않았고, 그가 제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려고 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희경씨는 31일 “뉴욕으로 왔을 때 아버지는 우리 모두와 연락을 끊었다. 자식들 교육을 방기한 사람으로 교육감이 될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고 후보는 1984년 수원지방법원 판사 재직 당시 고(故)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둘째 딸과 결혼해 1남 1녀를 뒀다. 그는 2002년 이혼한 뒤 2004년 한 일간지 문화부 기자와 재혼했다.
고 후보는 1일 기자회견에서 “아이들도 상처를 많이 받았지만 나 역시 재력과 권력을 가진 집안의 딸에 자식을 빼앗겨 슬픔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처가 교육문제로 갈등을 겪다 1998년 아이들을 데리고 돌연 미국으로 떠났다고 주장했다. 고 후보와 재혼한 부인 사이에는 자녀가 없다. 고 후보는 희경씨가 이같은 글을 올린 것이 박 회장 일가와 문용린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공작정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 후보 측은 “고 후보가 반성하지 않고 자신의 부덕을 공작정치로 몰아가고 있다”며 2일 오전 명예훼손 혐의로 고 후보 측을 상대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조 후보 측은 논평에서 “교육감 선거가 정책 대결의 장이 아니라 지극히 비교육적인 공방으로 번지고 있어 심심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