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기춘 “나도 맞았으니 맞아야” vs 박지성 “실력으로 승부해야”… 체벌에 대한 다른 생각 ‘눈길’

왕기춘 “나도 맞았으니 맞아야” vs 박지성 “실력으로 승부해야”… 체벌에 대한 다른 생각 ‘눈길’

기사승인 2014-06-01 19:36:00

유도 선수 왕기춘(26)이 “맞을 짓을 했으면 맞아야 한다”라며 체벌을 옹호해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한 네티즌이 박지성 선수가 쓴 자서전 내용을 바탕으로 왕 선수를 정면으로 반박해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30일 ‘용인대 대신 전해드립니다’라는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대학교 유도부 훈련단의 체벌 문화를 비판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 내용은 특별할 것이 없었으나 왕 선수가 “나도 후배시절에 많이 맞아 봤다”라며 시작하는 장문의 댓글을 달아 논란이 불거졌다.

왕 선수는 이 글에서 “말로 타이르고 주위 주는 건 누구에게나 한계가 있다”면서 “이유 없이 폭력을 가했다면 안타깝겠지만 맞을 짓을 했으면 맞아야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또 “요즘 후배들은 행복한 줄 알아야 한다. 선배 욕하기 전에 본인이 뭘 잘못했는지부터 생각해보라”고 덧붙였다.

왕 선수의 발언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어떤 경우라도 폭력은 안 된다” “선배라고 마음대로 후배 때려도 되나” “이런 발언이 반복되니 운동선수가 무식하단 얘길 듣지” 등의 날선 댓글을 달았다.

특히 한 인터넷 카페에는 ‘나도 맞았으니 맞을 짓 했으면 맞아야 한다’고 말하는 왕 선수와 ‘똑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서 절대로 때리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는 박지성 선수를 대비한 내용이 게재돼 인기를 끌고 있다.

‘유도선수 왕기춘 체벌옹호 vs 축구영웅 박지성 폭력반대’란 제목의 글에는 왕 선수의 페이스북 댓글과 박 선수의 자서전 ‘멈추지 않는 도전’에서 발췌한 글이 함께 올랐다. 박 선수는 자서전을 통해 “나를 때린 수많은 선배들에게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얻어맞는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축구를 하기 위해 부당한 폭력을 묵묵히 참아내야 하는 상황이 나를 힘들게 했다” “후배들에게 진정 권위 있는 선배가 되고 싶다면 실력으로 승부하기 바란다. 실력과 인품이 뛰어난 선배에게는 자연스럽게 권위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후배들을 때리지 않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다” 등의 생각을 밝혔다.

해당 내용은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이렇게 생각이 다를 수가” “이런걸 보면 박지성 선수가 괜히 존경받는 게 아니다” “박지성 자서전 꼭 읽어봐야 겠다” 등의 댓글을 달며 박 선수에게 찬사를 보내고 있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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