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 아닌가요”…제주 성산일출봉에 ‘우뚝 선’ 암웨이, 불만 쇄도에 결국 철거

“‘오버’ 아닌가요”…제주 성산일출봉에 ‘우뚝 선’ 암웨이, 불만 쇄도에 결국 철거

기사승인 2014-06-02 16:38:56

제주특별자치도청(제주도청)이 중국 관광단을 유치하면서 성산일출봉에 특정 기업의 대형 로고를 설치해 빈축을 사고 있다. 제주도청은 불만이 이어지자 철거를 결정했다.

중국 암웨이 인센티브 관광단 3500여명은 지난달 31일 제주도에 도착해 여행 일정을 시작했다. 오는 10일까지 5차례에 걸쳐 총 1만7000여명이 제주도를 방문한다. 우근민 제주지사는 이날 황덕음 중국 암웨이 총재에게 꽃다발을 전달하기도 했다.

제주도청은 단일 단체여행객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이들을 환영하는 의미로 성산일출봉 우측에 암웨이 로고 모양의 대형 간판을 세웠고, 울타리에는 “본 행사장은 중국 암웨이 관광단의 행사를 위해 준비된 장소입니다. 불편을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일반 관광객들의 양해를 부탁드립니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이에 제주도를 찾은 일반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너무 과도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무리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대규모 관광단이라지만 마치 암웨이가 세계자연유산인 성산일출봉의 주인이라도 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제주도청에 따르면 암웨이 로고 간판의 크기는 가로 약 20m, 세로 6m다.

1일 간판과 현수막의 사진을 찍어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올린 네티즌 아이디 ‘에**’는 “이 행사를 유치하려고 제주도청에서 엄청 애를 썼다고 하는데 그래도 이건 너무 한 것 같다. 제주도의 대표적인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성산일출봉 한 가운데 저 간판이 뭐냐”면서 “너무 창피했다. 앞으로 대규모로 방문하는 중국인들이 대체 우리를 뭘로 보겠나”라고 말했다.

제주도청 관광정책과 김성철 계장은 2일 “일반 관광객들이 불만이 많아서 중국 암웨이와 협의해 철거하기로 했다”면서 “원래 오늘 아침에 철거하려고 했지만 비·바람이 심해 작업을 하지 못했다. 기상 상황이 좋아지는 대로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 계장은 “대규모 인센티브 관광이니만큼 중국 암웨이에 유명 관광지만 방문하지 말고 지역 상권도 많이 이용해 달라고 요청을 했다”며 “이에 중국 암웨이에서 환영의 의미로 로고 간판 설치를 원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수막에 대해 “간판에 대해 오해가 생길 수 있어 이해를 구하는 것일뿐”이라며 “일반 관광객들을 통제·제한하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인센티브 관광(Incentive tour)이란 기업이나 단체에서 실적 우수 등 포상을 목적으로 보내주는 여행이다.

제주도청은 방문 비용만 약 238억원에 달하는 중국 암웨이 인센티브 관광단 유치로 직접적인 소비·지출액만 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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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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