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덕 부인 “남편, 딸 결혼식 못 갈까봐 항상 걱정…어릴 적 물건도 그대로 둬”

고승덕 부인 “남편, 딸 결혼식 못 갈까봐 항상 걱정…어릴 적 물건도 그대로 둬”

기사승인 2014-06-02 19:43:00

[쿠키 사회] 고승덕(57)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부인인 이무경(47)씨가 고 후보의 딸 희경(27·영어명 캔디 고)씨를 향한 호소의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희경씨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자식의 교육을 방기한 아버지는 서울시교육감의 자격이 없다”는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이씨는 2일 페이스북에 “이틀 전 오후였습니다. 남편의 딸이 쓴 글이 페이스북에 올라왔다는 걸 들었고, 그 글을 읽고 하늘이 노래지고 땅이 꺼지는 것 같았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씨는 “남편이 생각하는 딸은 아빠에 대한 원망이 많은, 그래서 가끔 만났을 때 아빠에게 미움을 표현해왔던 딸”이라면서 고 후보를 향한 희경씨의 서운함이 오랜 시간 지속돼 왔음을 알렸다.

고 후보는 1일 기자회견에서 “딸과 가끔씩 전화, 카톡(카카오톡)을 주고받았으며, 몇 년에 한 번 씩 한국에 올 때 만나곤 했다”고 밝혔다. 희경씨가 미국으로 간 후 연락을 완전히 끊어버린 건 아니라는 것이다.


이씨는 “결혼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편의 책상 한 곳에 놓여있던 고릴라 로봇 인형, 오래된 종이접기들을 별 생각 없이 한 쪽에 치웠던 적이 있습니다”며 “남편은 물건들이 없어진 걸 보고는 당장 도로 가져다 놓으라며 화를 냈습니다. 평소에 화를 내는 성격이 아니라서 너무 놀라고 서운했습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따님이 이 글을 읽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이 한 가지만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는 두 아이의 어렸을 적 물건들을 옆에 두고 보면서 잊지 않고 늘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것을, 아버지가 노력이 부족했고 표현이 부족했겠지만 그래도 아주 많이 사랑한다는 것을”이라고 전했다.

이씨는 입양 문제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꺼냈다. 고 후보가 기자회견 자리에서 공개한 희경씨와의 지난달 28일 카톡 대화에는 “난 너희들 때문에 입양도 포기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이씨는 “남편과 아이를 갖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한번 유산하고는 아이가 생기지 않았습니다”라며 “미국에 아이들이 있으니까 남편의 후손이 끊어지지는 않는다는 생각에 위안은 하고 있지만 저도 여자이기 때문에 아이를 키워보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습니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얼마 전부터 아이를 입양하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미국에 있는 딸과 이야기해본 남편은 ‘딸이 싫어한다’면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아버지의 사랑이 입양한 아기에게 가는 것이 싫다고 했다면서 제게 미안해하더군요”라고 밝혔다.

이씨는 “남편은 언젠가 딸이 결혼하게 되면 손잡고 식장에 들어갈 기회를 줄는지 눈치 없이 제게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만날 때마다 딸이 아빠를 심하게 원망하고 있다면서 어쩌면 결혼식에 초청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더군요”라며 “특히 저와 2004년 재혼한 것을 딸에게 알리지 않은 것을 너무나 심하게 원망했다고 합니다. 제가 미움의 원인이 되었다는 건 지금까지도 제 마음의 한 구석에 짐으로 남아 있습니다”라고 고백했다.

이씨는 “제가 이런 글을 올리면 다시 저에게 화살이 오겠지요”라면서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말씀을 드리고, 저희 부부의 부족한 점에 대해서는 용서와 이해를 구하기 위해 올립니다”라며 글을 마쳤다.

고 후보는 1984년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둘째 딸 박유아(51)씨와 결혼해 1남 1녀를 뒀으며, 2002년 이혼한 후 2004년 이씨와 재혼했다. 고 후보에 따르면 박씨는 고 후보와 아이들 교육 문제로 갈등을 겪다 1998년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갔다. 고 후보와 이씨 사이에는 자녀가 없다.

이씨는 글과 함께 고 후보 책상 위의 아이들 물건이라며 사진 한 장(사진)을 올렸다. 이 글과 사진은 이씨가 페이스북을 개설한 이후 첫 번째 게시물이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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