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당선되자 아들이 ‘아빠 나 잘했지?’…고승덕에 미안”

조희연 “당선되자 아들이 ‘아빠 나 잘했지?’…고승덕에 미안”

기사승인 2014-06-05 11:29:55

6·4 지방선거 서울시교육감 조희연(58) 당선자가 ‘막판 역전드라마’를 이뤄낸 소감을 전했다. 조 당선자는 유세 기간 내내 지지율 선두를 달리다 딸의 ‘페이스북 파문’이 치명타로 작용하면서 낙선한 고승덕 후보에게 “송구하다”는 말을 전했다.

조 당선자는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제 기쁨보다 오히려 책임감이 좀 앞선다”면서 “세월호 사건 이후에 부모님들의 새로운 교육에 대한 요구 같은 것들이 (이번 투표 결과에) 많이 담겨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것을 얼마나 받아낼지 좀 염려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조 당선자는 선거 전 한표를 호소하는 아들의 글이 네티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다. 반면, 고 후보는 전처와의 사이에서 낳은 딸 희경씨(영어명 캔디 고·27)가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 아버지에 대해 “자식을 교육한 방기한 사람”이라는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켰다. 이후 고 후보는 기자회견을 통해 “난 재력과 권력을 가진 집안 딸에게 자식을 빼앗겼다”며 어두운 가족사를 고백하기도 했다.

조 당선자는 ‘고 후보 딸과 조 당선자 아들의 대조가 주효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물론이다.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진지한 후보에게 후한 점수를 많이 줬던 것 같다”고 대답했다.

그는 “아픈 가족사의 반사이익을 얻는다는 것이 고 후보에게 송구스럽기도 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당선 후에 ‘아빠, 잘 했지?’라고 하기도 하고, 제일 기뻐했다”고 밝혔다.

조 당선자는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후보들이 압도적인 우세를 보인 것에 대해 “세월호 사건으로 인한 국민들의 좌절과 분노, 현재 효율성 중심의 교육에 대한 염증 같은 것도 있다고 본다”면서 “그래서 뭔가 좀 한국 교육이 달라져야 한다는 열망이 좀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진보교육감이 될 경우 교육시스템의 급격한 변화를 우려하는 시선에 대해서는 “오히려 제가 너무 염려하지 마시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전국의 진보교육감들이 지금 초·중등 교육을 많이 왜곡시키는 대학 입시체제라든지 학벌체제 문제에 대해서 함께 공론화를 하자고 약속을 했다”고 밝혔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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