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오전 세월호 선내에서 수습된 시신 1구는 동료들에게 외면 당한 승무원 김모(60)씨였다.
김씨는 이날 오전 8시 3분 세월호 3층 선미 좌측 선원 침실에서 민·관·군 합동구조팀에 의해 수습됐다.
김씨는 세월호의 조리사였다.
그는 4월16일 사고가 일어날 당시 이모(51·여)씨와 함께 3층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고 있었다. 배가 갑자기 기울어 김씨와 이씨는 굴러서 부상을 입었다.
앞서 오전 8시 30분 이준석(68) 선장과 기관실 승무원들은 5층 조타실에서 탈출 모의를 했고, 9시 6분부터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구조 요청을 했다.
이들 중 기관장 박모(54)씨와 기관부원 6명은 3층 승무원실 앞 복도에서 해경구조정을 기다렸다. 이들은 바로 앞에서 김씨와 이씨가 다친 것을 봤지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오전 9시 36분 도착한 구조정에 올라 타 떠나버렸다.
동료들에게 버림을 받은 김씨와 이씨는 침몰하는 배 안에 갇혀 실종자가 됐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 관계자는 “다친 채 복도에 쓰러져 있던 김씨가 선내로 밀려 들어오는 물살에 침실까지 떠내려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승객들과 서비스직 동료 승무원들에게 “선내에 가만히 있어라”고 지시한 후 자신들만 탈출한 이 선장 등 주요 승무원 15명은 오는 10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첫 재판을 받는다.
검찰은 선장과 1·2등 항해사, 기관장 등 4명에게는 살인 혐의 등을, 나머지 승무원들에게는 유기치사 혐의 등을 적용해 구속 기소했다.
김현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