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테니스를 배운 마리아 샤라포바(세계랭킹 8위·러시아)는 원래 클레이코트에 강한 선수가 아니었다. 2004년 윔블던 우승 이후 호주오픈(2008년)과 US오픈(2006년)은 일찌감치 제패했지만 프랑스오픈은 2012년에야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샤라포바는 프랑스오픈에서 최근 3년 연속 결승에 올랐다. 7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대회 결승에서 시모나 할렙(4위·루마니아)과 접전 끝에 2대 1(6-4 6-7 6-4)로 승리를 거뒀다. 2012년에 이어 두 번째 우승이다.
샤라포바는 “오늘 경기가 메이저 대회 결승 가운데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으며 “사실 7, 8년 전만 하더라도 내가 프랑스 오픈에서 우승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기쁨을 표현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통산 5번째 우승을 차지한 샤라포바는 프랑스오픈에서만 2차례 정상에 올랐다. 메이저 대회별 통산 승률에서도 샤라포바는 프랑스오픈에서 83.3%(50승10패)로 최고를 기록했다. 호주오픈은 80.8%(42승10패)고 윔블던과 US오픈은 80%에 약간 못 미친다.
샤라포바는 20대 초반까지 “클레이코트에서는 마치 빙판 위의 암소 같다”는 혹평을 들어야 했다. 하지만 2012년부터 샤라포바는 클레이코트에서 54승4패를 기록하며 7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전혀 다른 선수가 됐다. 긴 랠리를 받아넘기는 지구력과 볼을 따라가는 푸트워크가 그만큼 진화했다는 얘기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