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고심 끝에 축구 국가대표 해체?”…‘졸전’ 평가전 패러디 속출

박 대통령 “고심 끝에 축구 국가대표 해체?”…‘졸전’ 평가전 패러디 속출

기사승인 2014-06-10 14:00:55

네티즌들이 축구 국가대표 평가전에 대한 실망감을 패러디로 분출하고 있다. 졸전을 치른 우울함을 유머로 뒤집어 다시 활기를 찾자는 응원의 의도도 느껴진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2014 브라질월드컵 대표팀은 10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선라이프 경기장에서 열린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주전 대부분을 투입하고도 0대4로 완패했다.

경기 직후 인터넷에는 ‘이 시각 청와대’라는 제목의 사진이 등장했다.

사진 속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담화를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리고 담화의 골자를 실시간으로 알리는 화면 하단의 자막은 ‘고심 끝에 축구 국가대표 해체 결정’이라고 적혀 있다. 진지한 박 대통령의 표정과 어우러지면서 웃음을 자아낸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19일 전남 진도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대국민 담화에서 해경 해체 결정을 알린 순간의 YTN 화면을 이용한 것이다. 당시 박 대통령은 본연의 임무를 다하지 못한 해경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고심 끝에 해경을 해제하기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고, 화면 하단에는 ‘고심 끝에 해경 해체하기로 결정’이라는 자막이 나갔다.

6·4 지방선거 서울시교육감 고승덕 후보도 소재가 됐다.

기자회견장에 나온 홍명보 감독이 왼손을 펴고 “미안하다”를 외치고 있는 장면이다. 고 후보는 선거 전날인 3일 서울 강남역사거리 유세 현장에서 “못난 아버지를 둔 딸아, 미안하다. 정말 미안하다”고 절규했다.

유세 기간 막판까지 지지율 선두를 달리던 고 후보는 딸 희경씨(미국명·캔디 고)가 “자식의 교육을 방기한 아버지로 교육감의 자격이 없다”고 쓴 ‘페이스북 파문’으로 결정타를 맞으며 낙선했다.

네티즌들은 “해학의 정점” “요즘 젊은이들은 풍자를 안다” “진짜인줄 알고 깜짝 놀랐다”라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네티즌은 해경이 해체되면서 안전 관련 일원화 조직인 국가안전처가 신설되는 것에 빗대어 “안전축구대표부 창설”이라고 ‘한마디 패러디’를 보태기도 했다.

김현섭 권남영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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