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참사] “지시만 따른 착한 학생들이…” 검사마저 울어버린 세월호 재판

[세월호 침몰 참사] “지시만 따른 착한 학생들이…” 검사마저 울어버린 세월호 재판

기사승인 2014-06-10 18:43:55
세월호 재판은 검사마저 울렸다.

10일 연합뉴스는 박재억 광주지검 강력부장 검사가 10일 오후 광주지법 201호에서 열린 이준석 선장 등 세월호 승무원 15명에 대한 첫 재판에서 모두진술을 하며 복받친 감정에 울먹이기도 했다고 전했다.

박 검사는 피해자 의견 진술, 피고인 신원 확인에 이어 자리에서 일어나 공소 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오늘은 세월호 침몰사고가 발생한지 56일째다. 온 국민이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아픔을 함께하고 있고 아직 안 돌아온 분들 가족의 끓는 마음은 가늠하기 힘들다”며 “어린 학생, 이웃을 못 구했다는 자괴감과 국민적 공분을 일으킨 피고인들의 첫 재판”이라고 운을 뗐다.

박 검사는 “희생자들은 안전한 한국을 만들어야 한다는 숙제를 줬고 이는 책임자들의 엄정한 사법처리부터 시작한다”며 검경 합동수사본부의 수사상황을 전했다.

이어 박 검사는 “엄중한 형을 선고하는 것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첫 걸음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공소사실과 적용법조를 차분하게 읽은 박 검사는 이 선장 등 4명에게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하는 이유를 펼치면서 목소리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는 목이 메인 채 “아무 잘못 없는, 선내 대기 지시만 따른 착한 학생들이 ‘엄마, 아빠 사랑해요’란 말을 남기며 탈출을 시도하지 못하고 갇히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온 국민의 기도에도 대부분 실종자가 희생자로 확인됐고 아직 생사 확인도 못한 가족이 팽목항에 남아있다는 점을 고려해 검사들로 하여금 책임감을 갖고 수사하도록 했다”며 “피고인들이 범한 죄에 상응하는 엄중한 형이 선고돼 희생자와 그 가족이 잃어버린 국가에 대한 신뢰를 조금이라도 되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김현섭 기자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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