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을 노래하다…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식

‘보물’을 노래하다…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식

기사승인 2014-06-13 03:49:55

2014 브라질 월드컵 개막식은 한 편의 그림이자 시였다.

13일(한국시간)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스타디움. 브라질 대표팀을 상징하는 노란색 유니폼을 입은 관중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들은 열정적인 국민성을 과시하듯 개막식 전부터 열광의 도가니 그 자체였다.

중앙에는 다채로운 빛깔과 장면을 머금은 거대한 공 하나가 놓여 있었다. 브라질의 ‘보물’인 풍요로운 자연, 열정적인 국민, 세계 최고 수준의 축구를 상징하는 조형물이었다.

브라질의 전통 북소리가 울려 퍼지면서 공연이 시작됐다. 공의 움직임을 따라 약40분 간 네 개의 소주제로 나뉘어 진행됐다.

1부는 ‘자연’이었다.

다양한 식물로 분장한 출연진들이 차례로 등장, 자연스레 곡선을 이루면서 공 주변에 자리를 잡았다. 어느새 아마존에서 자생하는 식물들이 거대한 운동장을 뒤엎는 장관이 만들어졌다.

식물들의 주변에 흐르는 아마존강 위를 두 명의 원주민이 카누를 타고 유유히 지나가기도 했다. 인간과 자연의 조화와 공존이 한 눈에 느껴지는 연출이었다. 개막식 전부터 환호성을 지르며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던 관중들도 이 시간만큼은 차분히 공연을 지켜봤다.

2부 ‘인간’은 흥겨웠다.

북소리에 맞춰 여러 인종의 사람들이 나와 다채로운 전통 의상을 입고 열정적인 춤사위를 자랑했다. 브라질의 특색이자 자랑거리인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의미하는 화려한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3부 ‘축구’는 축구에 대한 브라질인들의 사랑을 나타내는 시간이었다.

본선 32개 출전국을 상징하는 64명의 어린이들이 나와 독특한 축구 안무를 선보였다.

감동적인 퍼포먼스도 있었다. 하반신 마비 소년이 첨단 의족을 착용하고 마음껏 운동장을 활보했다. 브라질의 신경의학자 무겔 니콜레리스가 개발한 의족이다.

마지막 주제는 뒤풀이 ‘공연’이었다.

운동장 중앙에 자리잡은 공 조형물이 갈라지며 하나의 무대가 만들어졌다. 팝가수 제니퍼 로페즈, 클라우지아 레이테 등이 이번 대회의 공식 주제가인 ‘우리는 하나(We Are One)’를 불렀다. 앞서 나온 자연, 인간, 축구가 한데 어우러지며 관중들의 흥분도는 최고조에 올랐다.

김현섭 기자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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