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캐스팅 화려한 ‘싱잉인더레인’ 연기력 논란 불식시킬까

아이돌 캐스팅 화려한 ‘싱잉인더레인’ 연기력 논란 불식시킬까

기사승인 2014-06-13 06:53:55

뮤지컬 ‘싱잉인더레인’이 11년 만에 국내 무대에 오른다. 캐스팅도 화려하다. 아시아를 아우르는 글로벌 아이돌 그룹 엑소의 메인보컬 백현, 소녀시대의 써니를 필두로 슈퍼주니어 규현, 트랙스의 제이, 천상지희의 선데이 등이 주연으로 발탁됐다. 자연스레 뮤지컬 팬들과 함께 아이돌 팬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티켓 예매가 시작된 날 오전부터 매진 사례를 알렸다.

그러나 그만큼 근심도 크다. 주인공 돈 락우드는 트리플 캐스팅 모두 아이돌 가수다. 캐시 또한 방진의, 최수진과 함께 소녀시대 써니가 라인업에 올랐다. 제작사는 SM C&C. 연예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의 부설 회사인 만큼 이 같은 캐스팅이 가능했던 이유를 짐작케 하나, 티켓 파워에만 집중한 캐스팅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아이돌 가수가 뮤지컬 주역으로 발탁되는 것은 흔한 일이나, 이렇게까지 아이돌로 점철된 캐스팅은 처음이다. 자연스레 연기력 걱정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티켓을 예매한 팬들의 관심사도 뮤지컬의 작품성이나 무대 미술, 유려한 넘버보다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가 상대역과 키스를 하느냐 마느냐 여부에 집중돼 있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퇴계로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싱잉인더레인’ 기자간담회 또한 이러한 비뚤어진(?) 관심을 반증이라도 하듯, 질문 양상은 여느 기자간담회와는 크게 달랐다. “써니가 라디오를 맡고 있는 프로그램에서 성희롱 논란이 불거진 쌈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엑소 백현의 키스신 수위가 어떻게 되느냐” “백현의 연습에 대해 조언해 준 것이 있느냐” 심지어 질문의 주 대상이 된 엑소의 백현은 일정 문제로 간담회에 불참했으며, 수많은 회차 중 단 3회만 공연이 결정됐는데도 질문은 엑소 백현의 첫 뮤지컬이라는 데만 초점을 맞춰 던져졌다.

연출을 맡은 김재성 감독은 이 같은 ‘연예인 위주’의 질문에 우회적으로 대답했다. 김 감독은 “말해둘 것은, (연습 현장에서)연예인이 있다는 생각을 못 하고 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메인 배우들은 레슨까지 합쳐 4개월 정도 연습을 이어갔다”며 “제이는 정말 매일 나왔고, 일정으로 바쁜 써니나 규현도 틈나는 대로 연습실에 나타났다”라고 말해 스타 캐스팅의 연기력 걱정을 불식시켰다. 이어 김 감독은 “바쁜 만큼 자신에게 주어진 연습량은 모두 꼭 채워 오더라”라며 “이 친구들이 왜 지금 (글로벌 아이돌의)저 자리에 있는지 알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티켓 파워 위주의 캐스팅 혹은 아이돌들의 연기력 걱정에 대해 간접적으로 반박한 셈이다.

실제로 기자간담회 전 열린 하이라이트 시연에서 규현과 제이 등은 확연히 좋아진 성량과 연기력을 과시하며 ‘싱잉인더레인’의 유명한 곡들을 선보였다. 써니 또한 소녀시대 멤버 다운 깜찍함으로 좌중을 사로잡았다. 이미 쟁쟁한 작품들에 주연으로 참여했던 이력이 있는 만큼 쌓인 연륜은 남달랐다.

그러나 이날 참석하지 않은 백현의 연습량 등에 대해서는 배우 육현욱, 이병권 등도 전혀 언급하지 않아 아쉬움을 낳기도 했다. 규현만이 “뮤지컬 5년차 선배로서 백현이 뮤지컬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연습량이 충분해야 한다고 엑소의 매니지먼트 팀에게 여러 차례 주지시켰다”며 “워낙 바빠서 걱정도 많이 했고, 여유도 충분히 없었지만 7월부터 공연이니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싱잉인더레인’은 1952년 개봉돼 큰 사랑을 받은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빗속에서 춤추는 남자 주인공의 로맨틱한 모습으로 유명세를 누렸다. 주인공 돈 락우드 역에는 트랙스 제이, 슈퍼주니어 규현, 엑소 백현이 캐스팅됐으며, 여주인공 캐시 역에는 소녀시대 써니, 방진의, 최수진 등이 열연한다. 오는 8월 3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이은지 기자 rickonbg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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