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게이스케(29·AC밀란)가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다시 일본(FIFA 랭킹 46위) 대표팀의 리더 역할을 해냈다. 비록 팀은 역전패했지만 혼다만큼은 인상적이었다.
혼다는 15일(한국시간) 브라질 헤시피의 페르남부쿠 경기장에서 열린 코트디부아르(23위)와의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C조 1차전에서 전반 16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혼다는 가가와 신지(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밀어준 볼을 침착하게 한 차례 접은 뒤 지체없이 왼발슛을 날렸다. 대포알처럼 날아간 공은 코트디아르 골문 왼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디디에 드록바(37·갈라타사라이), 야야투레(32·맨체스터 시티) 등 코트디부아르가 낳은 월드 스타들의 어안을 벙벙하게 만드는 폭발적인 슛이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도 일본 상승세의 출발점엔 혼다가 있었다.
당시 혼다는 조별리그 E조 1차전 카메룬전 전반 38분에 상대 왼쪽 골문 앞 혼전 상황에서 침착하게 볼을 밀어넣었다. 혼다의 이 골은 그대로 결승골이 돼 일본은 1대 0으로 승리했다. 일본 축구 월드컵 원정 첫 승이었다.
당시 일본은 FIFA 랭킹 45위, 카메룬은 19위로 일본의 승리를 예상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더구나 2010년 월드컵을 앞두고 일본의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평가전마다 졸전을 거듭하며 대표팀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한 상태였다.
하지만 혼다의 활약으로 첫 경기에서 승리하며 사기가 올라갔고 일본은 원정 16강에 성공하는 기염을 토했다. 혼다는 덴마크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는 세계를 깜작 놀라게 한 ‘무회전 프리킥’을 선보이는 등 일본 대표팀 최고의 스타가 됐다.
코트디부아르의 후반 역습을 막지 못해 팀에 승점을 안겨주진 못했지만, 남은 경기에서 혼다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드는 한판이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