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카이머가 독일 선수로는 처음 US오픈 골프대회 정상을 밟았다.
카이머는 16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골프장 2번 코스(파70·7562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타를 줄여 합계 9언더파 271타를 적어냈다.
공동 2위 리키 파울러, 에릭 컴턴(이상 미국)에 무려 8타 앞선 압도적인 승리였다. 카이머의 8타차 우승은 114년 US오픈 사상 최다 타수차 우승이었다. 첫날부터 선두에 올라 4일 내내 선두를 놓치지 않았던 카이머는 2010년 PGA챔피언십에서 첫 메이저 왕관을 쓴 이후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한 때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던 카이머는 올 시즌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 이어 US오픈까지 제패, 강자의 입지를 다시 굳혔다.
지난달 어머니의 날에 암으로 사망한 어머니에게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우승컵을 선사한 카이머는 아버지의 날에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이제는 독일에 계신 아버지에게도 선물을 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5타차 선두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선 카이머는 경쟁자들이 타수를 줄이지 못하는 사이 전반에 1타를 줄여 우승을 향해 순항했다. 카이머가 13번홀(파4)과 14번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을 때 2위 그룹과의 격차는 8타로 벌어져 사실상 우승이 확정됐다.
재미동포 케빈 나(31·타이틀리스트)는 3오버파 283타를 쳐 공동 12위에 오르는 선전을 펼쳤으나 1타차로 공동 10위 안에 들지 못해 내년 출전권을 놓쳤다. 한국선수 중 유일하게 컷을 통과했던 노승열(23·나이키골프)은 12오버파 292타를 적어내 공동 52위로 대회를 마쳤다.
서완석 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