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유하 교수 ‘제국의 위안부’, 어떤 내용이?…“‘조선인 위안부’는 일본의 노예이면서 동지”

박유하 교수 ‘제국의 위안부’, 어떤 내용이?…“‘조선인 위안부’는 일본의 노예이면서 동지”

기사승인 2014-06-16 16:31:55

경기도 광주 ‘나눔의 집’에서 생활하는 정복수(98) 할머니 등 9명이 책 ‘제국의 위안부’ 저자인 세종대 일어일문학과 박유하(57·여) 교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출판·판매·광고 등을 금지해달라며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할머니 9명은 16일 오전 서울 동부지검 앞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 교수가 쓴 내용은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지팡이나 훨체어에 몸을 의지한 채 모습을 드러낸 할머니들은 박 교수가 ‘제국의 위안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매춘부’ ‘일본군의 협력자’ 등으로 표현한 부분을 특히 강하게 성토했다.


2013년 발행된 이 책의 110~111페이지에서는 “일본군에 의한 성폭력은 일회성 강간과 납치성(연속성) 성폭력, 관리매춘의 세 종류가 존재했다. ‘위안부’들의 경우 이 세 가지 상황이 조금씩 겹치는 경우도 있지만, 조선인 위안부의 대부분은 앞에서 본 것처럼 세 번째 경우가 중심이었다”며 “그런데 우리는 그동안 중국 등의 점령지에서 많이 발생했던 첫 번째 경우나 네덜란드 여성을 대상으로 한 두 번째 경우까지 ‘조선인 위안부’의 경험으로 생각해왔다”고 기술하고 있다.

또 207페이지에서는 ‘조선인 위안부’에 대해 “‘일본’이 주체가 된 전쟁에 ‘끌려’갔을 뿐 아니라 군이 가는 곳마다 ‘끌려’다녀야 했던 ‘노예’임에 분명했지만, 동시에 성을 제공해주고 간호해주며 전쟁터로 떠나는 병사를 향해 ‘살아 돌아오라’고 말했던 동지이기도 했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옥선(87) 할머니는 “내가 왜 위안부가 되겠냐. 나는 강제로 끌려갔다. 도살장 끌려가듯 가서 살아나와 눈도 귀도 잃어버리고 이도 다 빠졌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최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역사인식이 논란이 된 문창극 총리 후보에 대해서도 “그 X이 뭘 안다고 우리 위안부 할머니들을 들썩거리느냐”라며 “사과를 그런 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너무 억울하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번 소송을 돕는 박선아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박 교수 책의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기술은 일본 극우세력 주장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일본 와세다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문학을 전공한 박 교수는 2007년 저서 ‘화해를 위해서’로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오사라기 지로(大佛次郞) 논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오사라기 지로 논단상은 매년 아사히신문이 선정해 수상한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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