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봅시다] 강릉 ‘애견해변’ 문 열지 않기로

[생각해봅시다] 강릉 ‘애견해변’ 문 열지 않기로

기사승인 2014-06-17 16:18:55
경제성장과 더불어 반려동물 문화가 확산하면서 국내 애견인구가 1000만명 시대를 맞았다. 애견 관련 시장은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고 2020년엔 6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애견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에 발맞춰 애견 장례, 애견 노후 보험, 애견 전용 TV 방송 등이 생겨나는 등 애견문화가 우리 사회에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강원도 강릉시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애견해변의 문을 열었다. 시는 경포해변에서 북쪽으로 1㎞ 가량 떨어진 사근진 해변 일부 구간에 애견 동반 피서객만 입장할 수 있는 해변을 운영했다. 애견전용 숙소와 애견 보관함, 샤워실,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사근진 해변은 애견해변으로 운영되기 전인 2012년 피서객이 1만5000여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만5047명이 몰렸다. 1만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 가운데 애견해변에만 피서객 1만4020명, 애완견 8980마리가 몰리는 등 인기가 폭발적이었다. 주변인의 눈치가 보여 강과 바다에서 애견과 함께 물놀이를 할 수 없었던 애견인들의 어려운 점을 시가 정확히 간파한 셈이다.

그러나 시는 올해 애견해변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시는 애견인들의 호응이 뜨겁자 애견해변을 사계절 운영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하지만 찬반의견이 엇갈렸다. ‘1000만 애견 시대에 맞게 애견해변을 계속 운영해야 한다’는 찬성 의견과 ‘애견 배설물과 털 등으로 사근진 해변은 물론 주변 해변 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반대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결국 시는 반대하는 주민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자 애견해변의 문을 열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지역 주민들과 상인들은 “애견의 배변문제, 털 날림 등 위생적인 부분에 문제가 심각하다”면서 “일반 관광객들이 물에 들어가는 것을 꺼리는데 어떻게 애견해변 운영에 찬성하겠느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성환 ㈔한국애견협회 속초지회장은 “애견과 어울려 해수욕을 즐기는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일반 해수욕장에 개가 오는 것을 꺼리는 문화적인 차이가 있다”며 예외적으로 애견해변 을 운영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비애견인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시설물 보완에 힘쓰고 애견인은 애견을 교육을 시키고 배변봉투를 휴대하는 등 최소한의 에티켓을 지키는 준비된 자세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서승진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