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18일(한국시간)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H조 조별리그 러시아와의 첫 경기를 1대1 무승부로 마무리하며 승점 1점을 확보했다. 활발한 움직임으로 열세라는 예상을 깬 선전을 이끈 대표적인 두 선수는 한국영(25·가시와 레이솔·MF)과 이근호(30·상주 상무·FW)였다.
이는 두 선수의 활동시간(activity time spent) 분석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활동시간은 최고(High)와 중간(medium), 최저(low)로 나뉜다. 최고의 비율이 높을 수록 열심히 뛰어다녔단 뜻이고, 최저의 비율이 높을수록 그라운드를 어슬렁거리기만 하는 ‘산책 축구’를 했다는 의미다.
이날 한국 대표팀의 최고 활동시간은 8%, 중간 8%, 최저 84%였다.
하지만 한국영은 풀타임(95분 5초)을 뛰면서도 최고 10%, 중간 10%, 최저 80%를 기록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영은 ‘볼을 빼앗은 태클(Tackles gaining the ball)’을 혼자 3차례(한국 총 5차례) 성공하며 러시아 공격의 흐름을 끊어놨다.
영국 축구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한국영에게 7.4점(최고 10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줬다. 김남일 KBS 해설위원은 “한국영에게 애착이 간다. 오늘 활약 여부에 따라 ‘진공청소기’ 별명을 넘겨주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박주영과 후반에 교체돼 38분 44초를 출장한 이근호는 늦게 들어온 만큼 부지런한 움직임을 보이려 애쓴 흔적이 분석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이근호의 최고 활동시간은 15%(중간 11%, 최저 74%)로 대표팀 전체의 두 배에 가깝다. 손흥민과 교체돼 10분 56초 출장한 김보경(16%) 다음으로 높았다. ‘골 냄새’를 맡아가며 부단히 뛰어다닌 노력이 첫 골이란 결실로 나타난 것이다. 그의 생애 첫 월드컵이기에 감동은 더욱 컸다.
같은 공격수인 구자철도 빛났다. 풀타임을 뛰면서도 최고 10%, 중간 11%, 최저 79%였다. 56분 21초 출장한 박주영은 최고 8%, 중간 11%, 최저 81%였다.
이근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훈련할 때부터 슛팅감이 좋았다”면서 “오랫동안 꿈꿔 온 순간이었다. 실감이 안 난다”며 소감을 전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