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려진 것과 의미가 달라요.”
잇단 예상 적중으로 2014 브라질 월드컵 최고의 키워드로 떠오른 이영표(36·사진) KBS 해설위원이 ‘커밍아웃’을 했다. 이 위원은 19일(한국시간)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스페인의 네덜란드 전 1대5 대패 같은 건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의 몰락을 예언했다고들 하시는데 진짜 의미는 스페인이 16강이나 8강에서 탈락해 4강에 오르지 못하는 것이었다”며 “워낙 강팀이기 때문에 4강에 가지 못하더라도 ‘몰락’이라는 말이 쏟아질 게 분명했다. 그러니까 제 예상은 사실 틀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 위원은 이 경기에 앞서 KBS 월드컵 특집 프로그램에서 “의외로 스페인은 몰락할 수도 있다”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를 모았다.
스페인의 경우 내용이 왜곡돼 전달됐다고 해도 그가 보여준 예리함이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후 이 위원은 이탈리아의 잉글랜드 전 2대1, 코트디부아르의 일본 전 2대1 승리를 승리 팀은 물론 스코어까지 맞춰 버렸다.
또 “러시아의 촘촘한 수비벽을 깰 우리나라의 무기는 이근호가 될 것”이라고 말한 후 18일 러시아 전에서 이근호가 골을 넣어 다시 한 번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19일 새벽 4시에 열린 스페인-칠레전(칠레 2대0 승)에 대해서도 지난달 23일 “6대4 정도로 칠레가 이길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내가 신묘한 능력이 있다는 오해는 풀렸으면 좋겠다. 팀의 장단점, 선수들의 특성 등을 보면 나뿐만 아니라 운동을 한 사람들이라면 모두 얘기할 수 있는 것들”이라며 “예언 능력이 있는 게 아니라 ‘예측’이다. 예측 결과를 볼 때도 적중한 것보다 틀린 것이 많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3일 한국과 알제리의 사활을 건 H조 2차전에 대해 “아직 분석 중”이라고 구체적인 말을 아끼면서 “여러가지 공격 형태 중에 알제리는 역습이 강력하다. 한국이 공을 빼앗겼을 때 진짜 빠르게 움직일 선수들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