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관계자가 동부전선 22사단 GOP 총기난사 사건을 일으킨 임모(22) 병장에 대해 “총기 게임에 심취했던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언한 것이 보도되자 네티즌들의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원인과 책임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또 게임 탓을 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군 관계자는 26일 “임 병장을 조사해보니 입대하기 전 국내 업체가 개발한 1인칭 슈팅 게임(FPS)을 PC방에서 하루 12시간씩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임 병장의 범행은 게임의 영향이 있지 않았겠느냐는 취지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관진 국방장관도 25일 “요즘에 주로 과거에 비해서 컴퓨터를 친구 삼아가지고 또 일부 고립된 상태에서 성장한 사람이 많이 있기 때문에 관리 대상인 병사가 많다”며 간접적으로 임 병장 개인에게 책임을 돌렸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며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총 게임해서 총기 사고 일으키는데 왜 하루 종일 축구게임 하는 난 국가대표 선수가 아닌 거지” “10~20대 남성 대부분을 잠재적 범죄자 만드는 국방부” “FPS게임 프로게이머들은 일급 지명수배자들인가” 등의 댓글을 달며 강하게 비꼬았다.
패러디 게시물도 나타났다. 의료 게임, 법정 게임, 요리 게임을 한다고 해서 의사, 변호사, 요리사가 될 수 없는데 총기 게임을 하면 왜 범죄자가 되느냐는 내용이다.
그런데 폭력적인 게임이 임 병장의 범행에 간접적인 영향을 줬을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와 눈길을 끈다. 한 네티즌은 “솔직히 영향이 없다고 말 못한다”며 “폭력적인 살인게임을 한다고 해서 모두 살인자가 되는 건 아니지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게 되고, 게임을 통한 간접 경험과 감정 등이 외부로 표출될 수 있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김민석 기자 ideaed@kmib.co.kr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