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지만 너무 심각”…美방송사들, 국내 ‘미드 자막 제작자’ 집단고소

“개인이지만 너무 심각”…美방송사들, 국내 ‘미드 자막 제작자’ 집단고소

기사승인 2014-06-29 13:49:55
미국 주요 방송사들이 자사 제작 드라마의 한글 자막을 인터넷에 확산시킨 국내 아마추어 자막 제작자들을 집단 고소했다고 연합이 전했다. 미국 대형 방송사들이 개인을 상대로 저작권을 행사하는 건 이례적이다.

29일 법조계와 경찰에 따르면 이 방송사들은 최근 국내 법무법인을 선임해 대형 인터넷 카페 4곳에서 자사 영상물에 대한 자막을 대량으로 유포한 ID 15개를 서울 서부경찰서에 고소했다. 고소인은 워너브라더스와 20세기 폭스 등 미국 내 6개 주요 방송그룹이다.

이에 경찰은 해당 아마추어 제작자 15명을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1년부터 최근까지 미국에서 방송 중인 드라마의 한글 자막을 직접 제작하거나 입수해 인터넷에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고소된 자막은 대부분 드라마 관련이고 일부 영화 자막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막은 2차 저작물에 해당된다. 따라서 원저작권자의 동의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만들어 공유하면 법에 의해 처벌받게 된다. 현행법은 저작권법 위반 행위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하지만 이번에 입건된 자막제작자들은 개인이지만 터뜨린 규모가 크다 보니 관련 업체들이 심각한 피해를 본 것으로 판단했다고 알고 있다”며 “실제로 미국드라마를 방영하는 국내 케이블TV에선 관련 수익 악화로 대책회의가 열렸고, 전문번역가들도 고사 위기인 것으로 알고 있다. 소송을 통한 합의금보다는 불법 관행에 대한 제재 목적이 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섭 기자
김현섭 기자
afero@kmib.co.kr
김현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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